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민생지원금 명목의 직간접 현금 지원을 쏟아내고 있다. 지원금 경쟁이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과 맞물리며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방 곳간은 갈수록 비어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경쟁하듯 수백억원대의 현금성 지원을 쏟아붓자 재정 건전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일 대구 군위군은 새해 들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해 군민 1인당 54만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군은 소비 진작과 지역 경제 회복을 이유로 124억원 규모의 민생안정지원금을 마련했다. 군 관계자는 “군민 생활 안정과 소비회복을 통한 내수경제 순환을 위한 대책이 필요했다”며 “민생안정지원금 지급을 통해 위축된 소비를 진작하고 군민의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에서는 정읍시와 임실군, 남원시 등이 설 명절을 앞두고 민생안정 명목으로 전 시민에게 1인당 20만∼30만원을 현금 또는 지역화폐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보편적 현금성 지원 정책이 확산하고 있다. 남원시는 전 시민을 대상으로 1인당 20만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고 임실군은 6일까지 1인당 20만원을 전액 군비로 지급한다. 정읍시는 지난달 19일부터 1인당 30만원을 정읍사랑상품권으로 지원하고 있다.
충북 영동군과 보은군은 지난달 26일부터 모든 군민에게 1인당 50만원,60만원(2회 분할)을 주는 민생안정지원금 정책을 시행했다. 충북 괴산군도 지난달 19일부터 인구유입책으로 군민 1인당 50만원씩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사용 기한은 5월31일까지다.
대전시는 지역 소상공인에 945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뿌린다. 명절 이전 조기 시행되는 ‘경영회복지원금’은 전년도 매출 1억400만원 미만 소상공인에게 업체당 최대 30만원을 지원한다. 연매출 8000만원 미만 소상공인에게는 임대료 30만원, 신규 근로자 채용 사업주에게는 1인당 150만원의 인건비를 추가 지원한다.
민생지원금을 둘러싼 냉소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현금성 살포 움직임이 ‘매표 행위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민생지원금을 주는 지역 단체장들이 대부분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를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는 “재정 여건이 갑자기 좋아진 것도 아닌데 단기간에 수백억원대의 현금성 지원을 쏟아붓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재정지원의 방향을 임차료 감면이나 무이자 대출 확대, 세제 혜택 등 간접 지원 확대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동현 전북대 교수(행정학)는 “경기 침체 속에서 취약계층 지원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보편적 현금 지급은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지방재정의 구조적 취약성을 해소하지 않은 채 반복되는 지원금 정책은 지역 간 갈등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