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투기적 다주택자를 향해 날을 세우며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내놓는 것은 일각의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이번 정부에서 부동산 문제를 ‘국가의 위기 요인’으로 꼽으며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기 위해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공식적인 회의나 정부 부처 발표가 아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일 메시지를 내놓는 것은 시장을 겨냥한 강력한 경고와 함께 정책의 당위성을 환기하며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해 나가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1일 자신의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누구나 알듯이 나라가 위기”라며 “위기 요인은 대내외적으로 다양하지만 우리 스스로 만들었고 고칠 수 있는 위기는 이제라도 고쳐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강조했다. 투기적 다주택자들을 향해선 “날벼락 운운하며 정부를 부당하게 이기려 하지 마시고, 그나마 우리 사회가 준 중과세 감면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란다”며 “아직 100일이나 남았다”고 했다. 5월9일로 종료하겠다고 예고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다시 한번 언급하며 일몰되기 전 해당 기회를 활용해 주택 매도에 나서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전임 정부에서 지속해 온 중과 유예 연장을 겨냥해 “강제매각도 아니고 공익을 해치는, 그리 바람직하지도 않은 수익에 세금을 중과하되 회피 기회를 4년이나 줬으면 충분하다고 보여진다”라고도 썼다.
이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는 ‘고통과 저항이 두렵다는 이유로 불공정과 비정상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 아래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억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표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도 집값 안정을 위한 의지와 수단 모두 정부가 갖고 있다는 점을 역설하며 “정부 정책에 맞서 손해 보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 놓치지 말고 감세 혜택을 누리며 다주택을 해소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정책 의지를 거듭 피력하며 더는 투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시장의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노림수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그간 부동산 시장에 비정상적으로 자원이 집중됐다며 이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내비쳐 왔다.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선 “비생산적인 부동산의 과도한 팽창은 필연적으로 거품을 키우고, 자칫 국민경제 전반에 심대한 타격을 더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SNS를 통해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이어진 이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경고 메시지는 정부 정책 방향에 우호적인 대국민 여론 형성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정책 실현 의지를 강조하거나 다양한 어젠다를 제시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 다주택규제의 부작용을 다룬 기사 링크도 함께 첨부하며 “돈 벌겠다고 살지도 않는 집을 몇채씩, 수십 수백채씩 사 모으는 바람에 집값과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올라 젊은이들은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이 줄어 나라가 사라질 지경에 이르렀다”며 “그렇게 버는 돈에 세금 좀 부과한 것이 그렇게 부당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부동산 투기로 인해 대다수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제도 속에서 하는 돈벌이를 비난할 건 아니지만, 몇몇의 불로소득 돈벌이를 무제한 보호하려고 나라를 망치게 방치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동산 정책 관련 우려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예정된 정책 방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를 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는 것에 대해 “겁주기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난달에 ‘대책이 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다시 ‘마지막 기회’를 운운하며 공포부터 조장하고 있다”며 “주거 선택과 자산 형성을 단속 대상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으로는 집값 과열을 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