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경기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만난 교도관 A씨는 “교도소 과밀로 재소자 간 다툼이 늘어 이를 중재하기도 벅찬데, 일부는 민원을 넣어 교도관까지 압박하려 한다”며 토로했다.
정원이 1450명인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재소자 1820명을 관리한다. 현재 수용률이 125%를 넘어섰다. 교도소 측에 따르면 이들을 관리하는 직원은 350여명으로, 재소자를 직접 관리하는 보안과 직원에 한정하면 교도관 1명이 관리하는 재소자는 70명 이상이다. 야간에는 당직 교도관 27명이 전체를 관리하는 실정이다. 안영삼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소장은 “현재 인원으로는 재소자들을 교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부터 기자가 체험한 교도관 업무는 격무의 연속이었다. 잠시 앉아 있을 시간도 없었고 점심시간도 20분이 채 안 됐다. 재소자가 잠시 이동하더라도 교도관이 동행해야 하고 각종 불만사항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최저 영하 10도 정도의 날씨에 근무복과 지급된 외투만 걸친 채 다른 사동으로 건너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했다. 교도소 사동 틈을 파고드는 바람은 유독 매서웠다. 동행하던 교도관은 “그래도 지급된 외투가 따뜻하고 질이 좋다”며 웃어 보였다.
복도에서는 재소자의 불만 섞인 고함과 이를 진정시키는 교도관 목소리가 뒤엉켜 혼란스러웠다. 교도소 수사팀의 갈라진 의자는 흥분한 재소자를 맞닥트리는 교도관의 고충을 짐작하게 했다. 수십명이 한 번에 나오는 운동시간은 그야말로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어수선하게 움직이는 재소자들을 교도관 한두 명이 인솔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순찰을 돌며 재소자를 깨우던 교도관 B씨는 “작업장이 부족해진 상황을 이용해 시간만 보내려는 재소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일하는 습관을 배워야 할 텐데 출소 후 재범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교도관들은 치료감호소 등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자의 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 조치도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신질환자를 격리해 보호하는 방에는 벽을 여러 차례 치거나 긁은 흔적이 남아있었다. 교도관 C씨는 “정신질환자는 자해 가능성이 있고 대화가 통하지 않아 교도관이 통제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호소했다.
교도관의 과도한 업무는 교도소 내 안전문제로도 이어진다.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재취업 의지가 있는 재소자를 뽑아 직업훈련을 제공한다. 이때 교육과정에서 쓰인 도구를 수용동으로 가져가지 못하도록 몸수색을 해야 하는데, 훈련 인원 총 659명을 검사하는 교도관은 5명에 불과하다. 산업기사, 기능사 등 총 26개 과정이 마련된 직업훈련에는 망치, 용접기 등 위험한 물건들을 다루는 교육도 있기에 재소자의 소지품을 직접 손으로 확인해야 한다. 교도관 D씨는 “몸수색 담당은 교도관들이 가장 기피하는 업무”라며 “앉았다 일어나며 재소자의 온몸을 수색해야 하는데 한 번 하고 나면 겨울에도 땀이 나고 몸이 쑤셔 꼼꼼히 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직업훈련 도중에도 직원들은 재소자로부터 눈을 뗄 수 없다. 이날 용접 실습에는 20명가량이 불꽃을 튀기며 교육을 받고 있었는데, 관리하는 교사는 1명뿐이었다. 수업을 진행하던 교사는 “한 반에 교사 1명, 보안과 교도관 1명 이렇게 배치돼야 하는데 인력 부족으로 2개 공과를 3명이 관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구를 불출하는 교육은 교도관들이 가장 긴장하는 시간이다. 실습장 도구함에는 망치·펜치 등 공구 17종이 나열돼 있었다. 교도관들은 공구의 숫자뿐만 아니라 가져간 물건의 모양까지 확인해 관리한다고 했다.
고된 일과 와중에도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찾아온다. B씨는 “처음에는 사람만 만나면 문제를 일으켜 만날 때마다 긴장하게 만드는 재소자가 있었다”며 “교도소 생활에 적응하자 추운 겨울에 교도관이 고생한다고 얇은 수형복이라도 덮어주려는 모습을 보여 감동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교도관 체험을 마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시설 환경개선과 현장 근무자의 처우 개선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