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사태의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동혁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내세우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의 대규모 집회와 친한계의 반발로 장 대표 사퇴 요구가 거세지며 당내 갈등은 ‘사실상 분당’에 준하는 극한의 내홍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의 평행선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명운이 걸린 지방선거가 임박하자 장 대표는 당명 변경과 인재 영입 등 쇄신안을 추진하며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4일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당 미래비전을 발표한다.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당 쇄신안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야당’으로 변화하는 국민의힘의 국정 구상이 담길 예정이다. 청년과 노동, 호남 등 그동안 당이 소홀했던 분야로까지 정책 영역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9일 한 전 대표 제명으로 당내 가장 큰 현안을 해결한 만큼 지방선거 민심 공략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설 연휴 전까지 구체적인 ‘당 쇄신안’을 잇달아 공개하며 외연 확장의 밑그림을 그린다. 인재영입위원장 발표와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에 이어 새 당명과 정강·정책 공개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한 전 대표 제명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내홍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공개적으로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의 동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지난달 30일 원내지도부에 한 전 대표 제명 사유를 명확히 설명해 달라며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친한계 의원 10명은 또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 보수 성향 유튜버 고성국씨에 대한 징계 요구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고씨가 합리적 이유 없이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차별적 발언을 해 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도 당사에 걸어야 한다”, “김무성이 아직 안 죽었느냐”, “오세훈을 컷오프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 등이다. 지난달 5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고씨는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설이 거론된 인물로, 친한계의 징계 요구는 한 전 대표 제명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해석된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제명한 이후 첫 주말인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장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장동혁을 끌어내자”, “윤(윤석열) 어게인 꺼져라” 등의 구호가 나왔다. 이날 집회는 같은 달 24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것으로, 주최 측은 약 10만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한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8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고 지지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다.
이에 따라 장 대표의 당 쇄신 행보가 본격화하더라도 당분간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가 제명 처분의 효력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사안은 다시 한번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내홍이 장기화할수록 여론조사상 당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장 대표로서는 부담 요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동안 한 전 대표 제명 사태로 미뤄 왔던 쇄신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제는 무엇보다 당이 하나로 뭉쳐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