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대 ‘냉동육 투자 사기’ 축산업자 구속…경찰 보완수사만 10개월 [사건수첩]

法, 투자업체 대표에 “혐의 다툼 여지”…영장 기각
경찰 보완수사 거쳐 피해액↑…피해자만 130여명

수입 냉동육 거래를 미끼로 2000억원대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냉동육 투자 사기’의 피의자가 구속됐다. 피의자는 수입 냉동육을 저렴할 때 사서 시세가 좋을 때 판매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로 도·소매업자 등을 속여 투자금을 유치한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금은 2400억원 상당, 피해를 본 업자는 130여명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사기)혐의를 받는 축산물 유통업체 전 대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날 법원에서 발부받았다고 1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은 A씨에 대해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온라인투자업체 대표 B씨에 대해선 “혐의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2024년 4월 A씨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A씨와 B씨, 또 다른 피의자까지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경찰은 이후 이들 세 사람을 비롯해 불구속 입건해 조사해 온 8명 등 11명을 모두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 역시 혐의 소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지난해 3월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의 추가 수사는 최근까지 10개월간 이어졌다.

 

A씨는 서울 강남에 있는 축산물 유통업체 대표였다. 그가 운영하던 축산물 유통업체는 폐업한 상태로, A씨는 출국금지 조치를 당하고 소환 조사를 받아왔다. 

 

투자자들은 A씨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몰리자 경찰서를 찾아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은 전국 각지의 경찰서로 접수됐으며 2024년 4월 경기남부청이 중심 수사 관서로 지정되면서 사건이 이관됐다.

 

온라인투자업체를 운영하던 B씨의 경우 A씨의 축산물 유통업체에 수입 냉동육을 담보로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 자금을 투자한 이들에게 3개월 만기에 수익률 15% 정도를 제공하는 상품을 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 역시 수십억원의 피해를 봤다며 억울함을 호소해 법원이 영장 기각이라는 보수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100여명에 피해금은 2000억원 상당이었다. 보완수사 결과 피해 규모는 더 늘었다.

 

경찰은 A씨와 B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재신청해 지난달 30일 법원에서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혐의 내용에 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