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변영주가 하이브와 걸그룹 뉴진스를 둘러싼 갈등을 계기로 K-컬처 산업 구조 전반의 문제를 짚었다. 그는 현재의 사태를 특정 인물이나 기업 간 분쟁으로 축소할 것이 아니라, 유사한 갈등이 반복되는 산업 시스템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감독은 최근 유튜브 채널 ‘정준희의 토요토론’에 출연해 ‘K컬처, 과연 잘 나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토론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영화·영상 산업의 침체와 함께 K-POP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변 감독은 “K-컬처의 또 다른 핵심 축인 K팝 역시 몇 년째 ‘우리는 왜 뉴진스를 만나지 못하느냐’는 말로 상황이 설명되고 있다”며 “이 정도의 아티스트가 활동하지 못하는 구조라면, 그 시스템이 정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어떤 구조이기에 이런 일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께 토론에 나선 언론학자 정준희 교수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정 교수는 “뉴진스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는 아티스트가 하이브와 민희진 간 갈등 속에서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로만 소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작 아티스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면서 “이는 아티스트가 편을 잘못 들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음악 산업 구조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아무리 훌륭한 아티스트라도 산업 구조가 받쳐주지 않으면 창작 주체로 기능할 수 없게 된다”며 “현재는 산업 논리와 법적 권리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환경이 됐다”고 진단했다.
변 감독은 특히 장기적인 활동 중단이 갖는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는 “뉴진스는 활동을 하고, 회사나 개인은 법적으로 다툴 일이 있다면 따로 싸우면 된다”면서 “유행에 민감한 음악 산업에서 1년 이상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티스트에게 큰 타격일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예의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어 “아티스트는 창작을 이어가고 결과물을 소비자와 교환할 권리와 의무가 있지만, 이 구조에서는 늘 아티스트가 가장 앞에서 막힌다”며 “공정하지 않은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뉴진스는 어도어와의 법적 분쟁 이후 일부 멤버들의 복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해린, 혜인, 하니의 복귀가 확정됐으며, 민지는 어도어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니엘은 전속계약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여파로 사실상 팀 활동에서 제외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