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14%포인트 차 압승을 거뒀다.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이 이긴 곳이었지만 14개월 만에 뒤집힌 것이다. 민주당이 지난해 11월 뉴욕시장,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 승리 이후 지역보궐선거에서도 연이어 승리하면서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내부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텍사스 주의회 제9선거구(SD-9) 상원의원 보궐선거 결선투표에서 민주당 테일러 레메트 후보가 57%를 얻어 공화당의 리 웜즈갠스 후보(43%)를 크게 이겼다. 텍사스는 공화당이 주정부와 주의회를 장악하고 있으며, 이 중 제9선거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17%포인트 차로 이길 정도로 안정적인 공화당 텃밭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심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웜즈갠스 후보에 대해 지지를 촉구해 선거에 개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웜즈갠스 후보가 성공한 기업가이자 자신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매우 훌륭한 지지자”라고 표현했지만 표차를 줄이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의 개입이 중도층과 무당층 이탈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텍사스주 선거 결과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무관하다. 텍사스 지역 선거”라며 “나는 17%포인트 차로 이겼고, 이 사람은 졌다. 그런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치러진 텍사스주 연방하원 18선거구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 크리스천 메네피가 당선됐다. 18선거구는 원래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민주당 소속 실베스터 터너 전 하원의원이 지난해 3월에 숨지는 바람에 지금까지 공석이었다. 메네피는 다른 민주당 후보인 어맨다 에드워즈를 상대로 결선 투표에서 승리했다.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연방하원에서 민주당이 1석을 늘리면서 공화당의 하원에 대한 장악력은 더 약해졌다. 총 435석인 하원은 현재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3석이며 텍사스주 18선거구를 포함해 4석이 공석이다. 메네피 후보가 취임하면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석 차가 5석에서 4석으로 줄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