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사업을 따내기 위해 우리나라와 독일이 마지막 결전에 들어간 가운데,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이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았다. 3월 초로 예정된 입찰 제안서 마감을 앞두고 최종 의사결정을 위한 현장 실사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은 퓨어 장관이 이날 캐나다 정부·기업 관계자 30여명과 함께 거제사업장 내 조립 공장과 용접 로봇을 활용한 생산 자동화 설비를 살펴봤다고 전했다. 온타리오·어빙 조선소 등 캐나다 주요 대형 조선소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퓨어 장관은 김희철 대표이사 등 한화오션 주요 경영진과 이두희 국방부 차관 등 정부 인사들의 안내를 받으며 시운전 중인 장영실함에 승함하기도 했다. 그는 “대단한 경험이었다. 내부 기술력이 대단했다”고 말하며 건조 작업이 진행 중인 후속 잠수함 건조 현장도 둘러봤다.
퓨어 장관은 “결정 기준은 어느 나라가 캐나다에 최선의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승자와는 수십 년간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과 독일은 모두 자동차 제조국”이라며 “(자동차)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있다면 방산을 넘어 더 큰 협력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가 3000t급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CPSP는 유지·보수 비용을 합해 총사업비가 6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성사될 경우 대한민국 방산 수출 역사상 단일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된다. 한화오션은 퓨어 장관에게 CPSP와 관련한 한·캐나다 산업 협력 방안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퓨어 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거제조선소뿐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등 경남 창원 소재 방산 기업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잠수함 도입과 연계된 한국의 산업기술혜택(ITB) 이행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K방산의 해외 진출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과 천무 16문, 유도미사일, 종합군수지원 등을 포함하는 9억2200만달러(1조3000억원) 규모의 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00년대 미국산 M270 MLRS가 퇴역한 이래 다연장로켓 체계가 없었던 노르웨이에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동유럽과 북극 안보 상황이 악화하면서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 부재가 큰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노르웨이 당국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S·고기동성 포병 로켓 시스템)와 유럽 KNDS의 유로 풀스(EURO PULS), 한국의 천무를 후보 기종으로 검토했다. 이후 노르웨이 육군이 공급망 다변화와 더불어 신뢰할 수 있는 장거리 타격 능력을 얼마나 빨리 확보할 수 있는지를 중시하면서 천무가 낙점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노르웨이 천무 계약을 계기로 K-9 자주포에 이어 천무를 글로벌 무기체계로 육성할 계획이다. 수출 지역이 중동과 폴란드에 이어 에스토니아와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로 확대되면서 장비의 탁월한 성능과 경쟁력이 다시 한번 입증돼 수출 확대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