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느라 뻑뻑해진 눈 걱정되시죠?”…시금치 28단 대신 ‘케일’ 딱 12장만 드세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상 매년 250만명 내원, 스마트폰 사용 증가가 주원인
농촌진흥청 데이터 분석 결과 케일의 루테인 함량 시금치보다 3배 이상 압도적
안과 전문의 자문 “영양제보단 식단이 우선…온찜질은 40도에서 12분 지켜야”

출근길 지하철이나 버스를 둘러보면 열에 아홉은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고 계실 겁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는 모니터와 씨름하고, 퇴근 후에는 다시 스마트폰이나 TV 앞에 앉게 되죠. 요즘 들어 눈이 뻑뻑하고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단순 피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고질병이 된 안구건조증, 병원에서는 어떤 처방을 내리고 있을까요? 안과 전문의 김선영 원장의 자문과 국가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눈 건강을 지키는 실질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디지털 팬데믹’이 부른 국민 질환, 안구건조증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안구건조증(질병코드 H04.1)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20년대 들어 연간 240만~250만명 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계절성 질환을 넘어선 수치다.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할 때 눈 깜빡임 횟수는 평소보다 50% 이상 감소하며, 이는 연간 약 250만명의 안구건조증 환자를 발생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게티이미지

학계에서는 이러한 환자 수의 고공 행진을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직결된 현상으로 보고 있다. 대한안과학회 등 전문가 집단은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할 때 눈 깜빡임 횟수가 평소 대비 현저히 줄어드는 현상에 주목한다. 눈물막이 채 형성되기도 전에 증발해 버리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의료 현장 관계자들은 “과거에는 노화가 주원인이었지만, 최근에는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연령층에서 ‘디지털 눈 피로 증후군’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사례가 급증했다”고 입을 모은다.

 

◆시금치 28단 먹을래, 케일 12장 먹을래?

 

많은 환자가 눈 건강을 위해 루테인 영양제를 찾지만, 김 원장은 “영양제보다는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흡수율과 생체 이용률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를 통해 채소별 루테인 함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의외의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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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눈에 좋다고 알려진 시금치(100g당 약 1만2198㎍)보다 ‘케일’의 루테인 함량이 약 3만9550㎍으로 3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달걀노른자나 다른 잎채소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다. 하루 권장 루테인 섭취량(약 20mg)을 채우기 위해 시금치는 한 단, 달걀노른자는 30개를 먹어야 하지만, 케일은 쌈 채소 크기로 12장 정도면 충분하다. 샐러드나 녹즙 형태로 섭취하면 간편하게 눈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이 외에도 눈 노화 방지에 탁월한 식품들이 있다.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망막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블루베리(하루 20알) △항염 작용으로 눈물샘 염증을 줄여주는 오메가-3(연어·멸치 등 주 2회) △글루타치온 합성을 돕는 강황과 유청 요거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구기자차를 마실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100도의 끓는 물보다는 약 80도의 물에 우려야 항산화 성분 파괴를 막고 유효 성분을 온전히 섭취할 수 있다.

 

◆비비지 말고 ‘지그시’…40도·12분의 법칙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물리적인 관리다. 눈이 가렵거나 피로할 때 습관적으로 눈을 비비는 행위는 각막에 미세한 상처를 내고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금물이다. 대신 눈을 꽉 감았다가 뜨는 동작을 반복하면 마이봄샘을 자극해 기름 분비를 돕고 눈물 증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케일은 100g당 약 3만9550µg의 루테인을 함유해 스마트폰 등으로 피로해진 눈의 황반을 보호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식품이다. 게티이미지

김 원장은 구체적인 생활 수칙으로 ‘20-20-20 규칙’과 ‘온찜질’을 강조했다. 20분간 화면을 봤다면 20초 동안 20피트(약 6m) 먼 곳을 바라보며 수정체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온찜질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단순히 따뜻한 수건을 올려두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김 원장은 “약 40도의 온도를 유지하며 최소 12분 이상 찜질해야 굳어있는 기름샘이 녹아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USB 온열 안대 등을 활용하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순히 눈을 쉬게 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인 온열 요법이 병행되어야 건조증 치료에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식습관 개선과 생활 속 작은 실천이 250만 안구건조증 환자들의 빡빡한 눈을 적셔줄 가장 확실한 처방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