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던 한 가장이 정부를 상대로 법정에 섰다. 야심 차게 발표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이 되레 성실한 실수요자의 주거권을 박탈했다는 이유에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두 자녀를 둔 가장 A씨는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에 국가와 이재명 대통령을 상대로 2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른바 6.27 대출 규제였다.
앞서 A씨 부부는 지난해 9월 신혼부부 및 신생아 우선 공급 청약에 당첨되는 행운을 안았다. 분양가 18억 6000만원인 이 아파트의 계약금과 중도금(분양가의 50%)을 집단대출 등을 통해 차곡차곡 납부하며 입주 날만을 기다려왔다.
문제는 마지막 관문인 잔금 대출에서 터졌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일괄 제한하면서 잔금을 치르기 위해 필요했던 대출길이 완전히 막혀버린 것이다.
현행 대출 구조상 잔금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에 받았던 중도금 대출을 먼저 상환해야 한다. A씨의 경우 분양가의 50%에 달하는 중도금을 상환하고 남은 잔금 3억 7000여만원까지 해결해야 하는데 규제로 인해 대출 가능 금액이 6억원에 묶이면서 산술적으로 입주 불가능 상태에 빠졌다.
오는 26일인 입주 지정일까지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계약은 무산될 위기에 처한다.
A씨는 “계약이 무산되면 그간 부은 돈이 위약금으로 몰취될 뿐만 아니라 이미 기존 집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라 온 가족이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A씨가 특히 분개하는 지점은 정부의 태도다. 규제 발표 당시 정부는 실수요자와 서민층을 배려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저소득 신혼부부나 다자녀 가구에 대한 예외 조항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A씨는 소장을 통해 “신혼 초기나 양육 문제로 일시적 소득이 낮은 가구까지 대출 한도를 일괄적으로 묶어버리는 것은 주거권 박탈이다”라며 “이것이 과연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당한 조치인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