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노동당 9차 당대회가 임박한 정황이 확인된 가운데 북한이 농업·민생, 지방경제·건설, 군사·안보, 이른바 ‘3대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책 성적표 정리에 나섰다. 최근 공개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장 행보와 군사 행사 준비 정황을 두고, 당대회에서 강조할 성과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따르면 북한 평양 미림 열병식 훈련장에 병력 수백명이 집결해 행진 대형 연습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9차 당대회를 기념한 열병식 준비로 추정된다. 위성사진에는 노동당 상징 문양인 낫, 망치, 붓 대형을 만들어 서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정부는 당대회가 이달 초·중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당대회 국면에서 김 위원장의 최근 공개 행보는 농업·민생 성과를 앞세우는 데 집중돼 있다. 지난 1일 수해지역에 조성한 대규모 신의주 온실종합농장에 이어, 2일에는 유제품을 생산하는 삼광축산농장 조업식에 잇따라 참석했다. 온실 채소와 유제품 생산을 주민 생활과 직결된 성과로 부각하고 있다.
지방경제·건설 분야에서도 성과 공개가 이어진다. 수해 지역인 신의주를 단순 복구 대상이 아니라 농업·축산 생산기지로 전환한 사례를 집중 공개하고 있다. 지방 발전 정책의 성과 사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군사 분야에서는 지난달 28일 개량형 대구경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한 것을 공개한 게 주목된다. 8차 당대회 직전인 2020년 하반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는 등 전략무기 개발 성과를 드러낸 것과 비교하면, 이번 9차 당대회를 앞두고는 현재까지 새로운 국방전략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이번 9차 당대회는 지난 5년간의 성과를 정리하고 다음 단계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이견이 없다. 당대회를 앞두고 성과를 부각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 북한의 공개 행보는 어떤 분야 성과가 먼저 제시되고 있는지에 주목하게 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9차 당대회가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사회주의 강국 건설 15년 계획’의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어, “최근 성과 공개는 8차 당대회 성과를 토대로 9차 이후 질적·고도화 발전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군사·경제 관련 현지지도가 이어지고, 열병식 등 부대행사 준비가 함께 이뤄지는 점도 당대회 국면과 맞물려 나타나는 흐름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