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도 누수에 따른 수몰 사고가 일어나 조선인 136명을 포함해 총 183명이 숨진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長生)탄광에서 3일 유해 수습을 위한 잠수 조사가 재개됐다. 지난해에 이어 인골 추가 수습이 가능할지, 한·일 정상이 최근 합의한 신원 확인 작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탄광 수몰 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일본인 수중 탐험가 이사지 요시타카씨가 보트에 올라 수면 위에 돌출된 원통 ‘피야’로 향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탄광에서 사용됐던 배기·배수통을 현지인들은 피야라고 부른다. 이곳에 탄광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유일한 흔적이다.
이날은 1942년 2월3일 수몰 사고가 발생한 지 꼭 84주기가 되는 날이어서 유골 발견 기대감이 컸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이사지씨는 출발 전 “DNA 감정에 중요한 치아가 있는 유골을 수습하겠다”며 의욕을 보였지만, 장비 문제와 시야를 제한하는 탁한 해저 환경 때문에 무리하지 않았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새기는 모임 측은 아쉬운 기색을 나타내면서도 6일 이후 조사를 예정대로 추진해 “확실히 전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6일부터는 핀란드, 태국, 말레이시아 잠수사 등이 합류해 11일까지 추가 잠수 조사가 진행된다. 유골이 발견될 경우 조세이탄광 추도광장에 안치된다.
7일에는 추도광장에서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 추도식이 엄수된다.
새기는 모임은 지난해 8월 조사에서 두개골을 포함한 인골 4점을 수습한 바 있다. 이곳에서 인골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새기는 모임은 줄곧 일본 정부에 유해 수습과 지원 등을 요청해 왔지만, 일본 정부는 안전상 우려 등을 이유로 들며 소극적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13일 나라현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지난해 발견한 유해의 DNA 감정을 함께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일본 측 태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30일에는 후생노동성 담당자들과 지질·광산·해양건설 전문가 9명이 사상 처음으로 현장을 시찰하기도 했다. 다만 후생노동성 측은 “안전성 우려는 해소되지 않았다”며 “추후 조사 예정도 없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안전성 판단을 위한 작업에 최소 10억엔(약 9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