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이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이 직접 이슈를 던지고, 국무회의에서 후속 조치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으며 의제 설정을 주도하는 패턴이 굳어지는 모습이다. 정책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대중에 공개되며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긍정적 평가와, 오히려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이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으로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지난달 23일 이 대통령이 직접 엑스(X)에서 “이번 5월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지 약 10일 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일주일 내내 SNS에서 유예 종료 의지를 수차례 강조하며 여론전에 나섰고, 이에 발맞춰 관련 부처의 후속 조치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생중계되는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생각을 가감 없이 개진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부동산 문제는 정말 이 사회 발전을 통째로 가로막는 아주 암적인 문제”라며 “부동산에 대한 욕구는 워낙 강렬해서 바늘구멍만 한 틈새만 생겨도 댐이 무너지듯이 무너진다. 그래서 정책 입안 과정에서 정말 치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 의제 주도하며 성과 과시
이 대통령이 SNS와 국무회의에서 함께 다룬 의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생필품 담합, 생리대 가격, 지방자치단체 금고 이자율 공개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있다. 국무회의에서 지시한 사안의 진행 상황을 SNS에 공유해 독려하거나, SNS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오프라인 회의에서 관련 보고를 받는 ‘셀프 핑퐁’으로 정책 의제 설정을 주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밀가루·설탕·전기 등 생필품 가격을 수년 동안 담합한 민생 침해 사범 52명을 무더기 기소한 검찰을 향해 “상당한 성과를 냈는데 정말 잘하셨다”며 이례적으로 ‘극찬’했는데, 전날 SNS에서도 “검찰이 큰 성과를 냈다. 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해 달라”며 여론을 환기한 사건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바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업체들에 대한 과징금 처분도 지시했다.
SNS를 통해 국정운영 성과도 부각된다. 이 대통령이 수개월 전 지시했던 정책들도 SNS를 통해 꾸준히 조명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행정안전부가 일괄 공개한 전국 243개 지자체 금고 이자율을 두고 “이게 다 주민들의 혈세”라고 지적하는 게시글을 올렸는데, 이자율 공개는 지난해 8월 이 대통령이 “공개가 가능한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이 대통령은 본인이 수차례 “비싸다”고 지적한 생리대 가격을 낮추는 기업들의 움직임을 다룬 기사도 SNS에 공유했다.
◆“국정 긴장감 생겨” vs “혼란 초래해”
SNS를 활용한 ‘뉴노멀’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이) 말씀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지만, 대통령이 게으른 것보다 부지런한 게 낫다”며 “대통령이 의제를 던지면 (공직사회) 긴장감도 높아질 것 아니냐”며 호평했다.
반면 ‘정책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종적인 메시지를 내놔야 할 대통령이 SNS를 통해 선제적으로 이슈를 이끌어가는 건 위험할 수 있다”며 “관세 재인상 예고를 SNS에 올린 뒤 하루 만에 ‘한국과 해결책을 찾아보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국정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의제 설정 주도권은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이사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직접 의제 설정을 주도한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그럴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