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발표한 5개년 계획(2021∼2025년) 동안 경제 수준이 누적 기준 약 10%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당대회는 성장 목표를 정비와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달 초·중반으로 예상되는 9차 당대회에서는 보다 과감한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규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3일 ‘KDI 북한경제리뷰’에 기고한 ‘기로에 선 북한 경제: 2025년 평가 및 2026년 전망’에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북한의 연간 성장률을 토대로 북한 경제가 5년간 개선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2021년 경제 수준을 100으로 두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연간 성장률(3.7%)을 참고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을 3%로 가정할 경우 경제 수준은 약 109.9가 된다고 추산했다. 북한 경제가 누적 기준 약 10% 개선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로 2021∼2022년 국경 봉쇄가 이어진 국면을 거쳤지만, 5개년 계획 정책을 시행한 후 경제 상황이 나아졌다는 뜻이다. 그는 “최소한 정책 시행 이전과 비교했을 때 경제 상황이 ‘나아졌다’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7차 당대회 때 추진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년)과 비교했을 때, 성과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5개년 전략 시기에는 경제적 축소가 누적되면서 어려움이 심화되는 국면이었지만, 이번 5개년 계획 시기에는 후퇴 국면을 벗어나 일정한 회복 흐름에 들어섰다”고 짚었다.
이런 성과를 두고 북한 경제가 새로운 성장 경로로 접어들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기존 북·중 교역 중심의 구조를 넘어 새로운 공급망으로 확대될 수 있다. 또한 당대회 성과를 위해 국가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공식 영역 중심으로 회복했지만, 이 회복세가 비공식 부문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5개년 계획이 무조건 성공했다고만 평가하기에는 조심스럽다. 5개년 계획이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북한 정권은 성과를 내기 위해 자원과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코로나19 이후 억눌려 있던 생산 활동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추세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정책 집중의 결과나 기저 효과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가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하는 해인 만큼, 9차 당대회에서 북한이 어떤 경제 목표를 세울지도 주목된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계획이 기존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단계였다면, 다음 계획은 그 기반 위에서 ‘다소 과감하고 포괄적인 성장 목표’를 제시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결국 북한 경제가 관리 국면을 넘어 성장 국면으로 이동할 수 있을지는 북한의 9차 당대회에서 제시될 목표와 정책 내용에 달려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