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경기 오산시 고가도로 옹벽 붕괴로 운전자 1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시정 총책임자인 이권재 오산시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시장에 대해 4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오산시청 내 시장실과 비서실, 안전정책과, 기획예산과에 수사관 26명을 투입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6일 오후 7시 4분쯤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수원 방향 고가도로의 옹벽이 붕괴하면서 하부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를 덮쳐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앞서 경찰은 사고 발생 엿새 만인 지난해 7월 22일 오산시와 시공사인 현대건설, 감리업체인 국토안전관리원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지만, 당시 시장실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이 시장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시장의 개인용 컴퓨터에 들어있는 전자정보 등을 확보할 예정이다. 휴대전화는 압수수색 영장 기각으로 인해 압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이 시장을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중대시민재해란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했을 경우 등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중이용시설 중 도로는 연장 100m 이상에, 옹벽은 높이가 5m 이상인 부분의 합이 100m 이상에 해당한다.
붕괴한 가장교차로 옹벽은 총길이 330여m에 높이 10여m로,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 관리에 관한 특별법(시설물안전법)상 제2종 시설물이다.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은 시설을 총괄하는 자, 즉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단체장에게 물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경찰은 시정 최종 책임자인 이 시장이 사고 예방을 위해 필요한 인력·예산·점검 등 안전보건관리 체계의 구축 등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한 정황을 잡고 조사해 오던 중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최근 경찰 안팎에서는 이 시장에 대한 소환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는데, 전격적으로 시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다.
경찰이 중대시민재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시청 등 관계기관을 압수수색하고 시장을 입건해 조사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단체장의 집무실을 강제수사 대상에 포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국토교통부의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조사가 오는 20일 마무리되는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고, 향후 발표될 사조위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이 시장의 소환 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시장이 중대시민재해와 관련, 사고 예방 의무를 소홀히 한 정황이 포착돼 압수수색을 하게 된 것”이라며 “중대재해 업무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 분석해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