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인1표제 도입 관철에 이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자신의 지지기반인 권리당원을 앞세워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른바 당원 주권주의를 명분으로 합당의 골짜기를 건너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되나,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을 놓고 그 배경과 목적, 효과 등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연일 계속되고 있어 국면 전환에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여권 일각에선 당내 혼란이 설 연휴 이전까지 가라앉지 않으면 6월 지방선거는 물론 국정 운영에 대한 부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합당 추진론의 동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1인1표제에 비해 합당을 둘러싼 이해관계와 쟁점이 훨씬 다층적이고 당내 반발 수위 역시 더 높다는 점은 정 대표의 고민을 키우는 대목이다.
당장 한국갤럽 조사에서 일반 유권자의 경우 합당에 부정적인 답변이 더 높게 나오는 등 합당 시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당내 의견이 적지 않다.
여기에다 정 대표가 1인1표제와 함께 합당 카드로 8월 전당대회에서 연임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도 계속되는 등 당내 차기 권력 구도 문제도 얽혀있는 상태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비당권파 최고위원 3명은 합당 추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특히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마치 민주당을 (혁신당)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듯한 발언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 여당에서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그는 전날 통과된 1인1표제 안건에 대해서도 "의결 정족수인 재적 과반을 겨우 16명 넘겨, 재적 대비로는 52.88%로 통과됐다"며 "지도부가 겸허한 태도로 (이 숫자의) 의미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며 견제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정 대표 쪽으로 몸을 돌려 앉으며 "합당 논의를 멈추는 대표님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이 시점에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당권파인 이성윤 최고위원은 "당원에 의해 선출된 당 대표로서 지방선거 전 통합을 제안한 것"이라며 정 대표를 엄호했다.
최고위원회의 밖에서도 논쟁은 계속됐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준호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합당 추진 여부를 당원 투표로 결정한다는 것은 "지도자로서 좀 비겁한 발언"이라면 "그렇게 하면 결국 O·X 문제라 당원과 당이 분열된다"고 우려했다.
박홍근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더 큰 분열을 부를 합당 강행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원조 친명으로 불리는 김영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지금 합당이 통합과 단결로 승리하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으로 나아가는 가장 좋은 적기"라고 말했다.
민주당 재선 모임인 '더민재'도 간담회를 하고 합당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더민재 회장인 강준현 의원은 모임 뒤 기자들에게 "갈등이 증폭하면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밤을 새워서라도 지도부가 (토론)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합당 찬반과 관련해선 의견이 분분했다"고 토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달 27∼29일 전국 유권자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접촉률은 44.5%, 응답률은 11.6%다.
여론조사꽃의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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