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 중의원(하원) 선거 유세 현장에서 민감한 현안은 언급하지 않는 ‘부자 몸조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3일까지 다카이치 총리가 전국 34곳에서 진행한 지원 유세 내용을 분석한 결과 소비세 감세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4일 보도했다. 앞서 소비세 감면이 “나 자신의 ‘비장한 염원’(悲願)”이라고 밝히면서 야당의 감세 카드를 선제적으로 흡수하는 데 성공한 만큼 구태여 다시 쟁점화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위험 회피 전략으로도 보인다. 지난해 5월 “식료품 소비세율(현행 8%)은 0%로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던 그는 총리가 된 뒤 “(슈퍼마켓 등) 계산기 수정 작업에만 1년 이상 걸린다”며 신중론으로 돌아섰다가 다시 감세론으로 선회했다. 입장의 일관성에 대한 야권의 추궁이 가능한 대목이다. 자민당이 검토를 가속화하겠다고 공약한 ‘식료품 소비세율 2년간 폐지’가 현실화하면 연간 5조엔(약 46조4000억원)의 세수가 사라지는데, 뚜렷한 대체 재원 마련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외신들마저 ‘포퓰리즘’, ‘엔화 가치 하락 가속화’ 우려를 제기하는 가운데 정권 간부는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는 것이 리스크 관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