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보 게재 실무 착수… ‘25% 관세’ 위기감 고조

여한구, USTR 대표와 만남 불발
김정관 이어 성과 못내고 귀국길
쿠팡 관련설엔 “美, 분리 입장 견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25% 관세 인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찾아 일정을 소화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만 밝혔다. 미국이 대(對)한국 관세 인상 발표를 관보로 공식화하려는 움직임도 다시 확인됐다. 한국에서 입법이 이뤄지기 전까지 미국의 관세 압박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 본부장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 일정을 마치고 뉴욕으로 돌아가 귀국길에 나서기 전 워싱턴 유니언스테이션에서 기자들과 만나 릭 스위처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2시간 넘게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취재진에게 미국 측과의 교섭 결과에 대해 밝히고 있다. 뉴스1

여 본부장은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관보에 게재하기 위한 절차가 미국 내에서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 “(관세 인상의 관보 게재가) 미국 내에서 관계부처 간 협의를 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미국 정부 내에서도 협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 인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행정적으로 공식화하고 구체적인 시행 일정을 정하는 관보 게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시기가 결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여 본부장은 “한국이 약속대로 (대미 투자를) 이행할 의지가 있고, 지금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부분을 충실히 설명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미국 측은 우리의 시스템이 (자신들과) 다른 부분을 이해 못한 부분이 있는데 앞으로도 아웃리치(대미 접촉)를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입법 과정을 촉진하면서 앞으로 또 서울에서 계속 논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화 상대방인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는 만나지 못했다. 그리어 대표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 뒤 전화 통화를 했고, 전날 만나기로 했으나 미국의 대(對)인도 관세 인하 발표로 일정이 어긋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과 기타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 본부장을 연이어 미국으로 보내 설명에 나섰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난 뒤 앞서 귀국했다. 김 장관은 “불필요한 오해는 해소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국이 관보 게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측이 미국 모회사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쿠팡의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책임 추궁을 문제 삼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미 정부·의회에서 디지털 이슈가 중요시되긴 하지만, 쿠팡은 디지털 통상 이슈와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쿠팡은 정보 유출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위협은 투자 부분에서 입법이 조금 지연되는 부분이 핵심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일정을 마무리하기 전 미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 보좌진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 문제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무역 합의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관세를 전격 재인상하는 반면 러시아산 원유 중단을 선언한 인도에는 기존 50%에서 18%로 관세를 인하하는 등 관세 정책에서 갈지자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관세를 바탕으로 새로운 무역 질서를 구축했다”며 “(이해관계가) 엄청나게 많이 걸려 있고, 나는 법원이 매우 큰 국익과 관련된 이 사안을 어떻게 다룰지 매우 조심스럽고 사려 깊게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