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충청이 핫바지냐”…대전·충남 통합특별법안으로 불거진 불신의 목소리

충남 도민들이 묻는 질문 “왜 기준이 다른가?”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충청권 내부에서 다시 한 번 이른바 ‘핫바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4일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도민들이 쏟아낸 질문과 반발은 단순한 감정 표출이 아니라, 입법 형평성과 정치적 대우에 대한 구조적 문제 제기에 가까웠다.

 

이날 가장 격앙된 반응은 통합 자체보다 통합을 규정한 특별법의 내용 차이에서 나왔다. 도민들은 광주·전남 통합특별법에는 ‘해야 한다’는 강행 규정이 담긴 반면, 대전·충남 통합특별법에는 ‘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이 들어간 점을 문제 삼았다. “왜 충청만 선택지로 남겨두느냐”, “충청을 또 핫바지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반복된 이유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4일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타운홀 미팅 행사에 앞서 졸속 통합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재정과 권한 이양 문제에서도 이어졌다. 충남도가 제시한 안은 양도소득세 전액, 법인세 50%, 부가가치세 총액의 5%를 항구적으로 이양해 연간 9조 원 안팎의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자는 구상이다. 반면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은 일부 세원 이양에 그쳐 추가 확보 재원이 연간 3조7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도민들 사이에서는 “광주·전남이 100이라면 대전·충남은 50도 안 된다”는 비교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이 발의한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에는 ‘예타면제 신청이 가능하고 최대한 단축처리가 가능하다’고 한 반면 광주전남통합특별법안에는 ‘예타를 면제한다’고 명시했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이전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광주전남통합특별법안에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이전을 ‘해야한다’고 규정했으나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에는 ‘할 수 있다’고 명문화했다. 예타는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국고지원 300억원 이상인 신규사업의 경제성·정책성·기술성 등을 기획재정부가 종합 평가해 재정지원을 결정하는 절차다.

 

최재구 예산군수가 4일 단국대 천안캠퍼스 학생극장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도민의 고견을 청(聽)하다!’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했다

통합시 명칭 논란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가칭 ‘대전특별시’라는 명칭을 두고 도민들은 “충남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운 채 통합을 말할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단순한 명칭 문제가 아니라, 통합 이후 권력과 자원의 중심이 어디로 기울 것인가에 대한 불안이 반영된 것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러한 문제 제기를 두고 “알맹이 없는 통합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특별법의 전면 보완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행정통합에 대해 순수한 의지를 가진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명하고 싶다”며 중앙 정치권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결국 이번 타운홀 미팅에서 드러난 ‘핫바지론’은 지역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행정통합이 동일한 기준과 동일한 무게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합이 국가 균형발전의 수단이라면, 충청권 역시 그 출발선에서부터 동등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명해지고 있다. 타운홀미팅 참가자들은 대전충남에서 시작한 광역행정통합이 전국으로 확산한 만큼 ‘단일한 통합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