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촬영폭 120㎞… 3일이면 전국 살펴 기존 유럽위성보다 선명도 4배 높아 ‘사후 복구’서 ‘신속 대응 체계’로 변화
한국이 독자적인 통제권을 갖는 농림위성(차세대중형위성 4호)이 올해 6~8월 발사된다. 지금까지 국내 농업 위성관측은 유럽우주국(ESA)이 운용하며 무료로 공개하는 센티넬-2 위성에 의존해 원하는 지역을 정밀하게 살펴보며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농림위성 발사가 성공하면 이상기후 현상이나 재해 발생 시 농경지 피해 상황을 즉시 포착해 조기 대응하는 게 가능해진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위성센터의 모습. 농진청 제공
5일 농촌진흥청 농업위성센터에 따르면, 농림위성은 국내 독자 설계·제작한 500kg급 표준형 위성 본체를 활용해 농업과 산림 부문 관측을 목적으로 2019년 개발을 시작했다. 농지와 산지를 상시 관측해 작물별 재배면적, 병해충, 재해 등을 데이터 기반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개발을 마치고 발사를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스페이스X와 일정 조율이 되지 않아 올해 6~8월 중으로 연기됐다.
농림위성의 해상도는 5m(한 변의 길이가 5m인 직사각형)로 기존에 활용하던 센티넬-2의 10m와 비교해 4배 선명하다. 산지와 소규모 필지가 많은 국내 지형에서 인접 지역과 데이터가 섞이는 간섭 현상이 잦았는데, 해상도가 높아져 주요 작물 재배 지역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농지 상태도 정밀하게 살필 수 있다.
촬영 주기는 5일에서 1일로 대폭 단축된다. 촬영폭은 120km로 3일이면 우리나라 전체 농·산림을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장비의 운용과 데이터 활용 부문에 자율성이 보장된 직접 통제권이 있다는 게 이점이다. 촬영 횟수가 많아지면 구름으로 관측하지 못한 지역이 있다 할지라도 데이터 연속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생육 변화 등을 파악하는 데 무리가 없다.
재해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도 가능하다. 홍수나 산불, 폭염, 가뭄, 병해충 등은 발생 직후 작물 집단에 변화가 나타난다. 농림위성은 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피해 확산을 막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현장 조사와 농가의 자체적인 신고에 의존했던 ‘사후 복구’ 중심에서 ‘신속 대응 체계’로 변화하는 것이다. 위성센터 관계자는 “만약 침수나 산불 같은 재해가 확인되면 발생지역만 집중적으로 매일 관측할 수 있어 피해 상황 집계와 상황에 따른 즉시 대응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농림위성의 본격적인 활용이 시작되면 농업위성센터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른 기관과 현장 네트워크를 연결해 위성영상 분석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벼 재배지도를 시작으로 향후 밀, 콩, 배추 등 주요 작물 재배지도를 제작하고 생육 모니터링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성제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농림위성의 빅데이터를 행정·정책과 연결하면 국내 농정 구조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