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엡스타인과 교류한 것 후회”…성병 은폐 의혹은 ‘부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연루 논란에 대해 “그와 알게 된 것을 후회한다”면서도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미 하원 민주당이 공개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사진에 등장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오른쪽). 민주당 제공, AFP연합뉴스

게이츠는 4일(현지시간) 호주 TV채널 ‘9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엡스타인)와 시간을 보낸 건 어리석은 짓이었으며, 그를 알게 된 걸 후회하는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라며 “그와 함께 보낸 모든 순간이 후회스럽고, 그런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300만 페이지 분량의 엡스타인 문건에는 2013년 게이츠가 러시아 여성들과의 관계 이후 성병에 걸린 뒤, 엡스타인에게 항생제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배우자였던 멀린다에게 이 사실을 숨기려고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게이츠 측 대변인은 즉시 “터무니없고 완전히 거짓된 주장”이라고 밝혔지만, 게이츠 본인은 침묵을 지켜 오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입장을 공개했다. 그는 해당 의혹이 ‘거짓’이라며 “몰래 항생제를 투여하려 했다는 내용을 덧붙여 자신을 협박하거나 명예훼손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2011년에 엡스타인을 만났고, 사업 투자 등을 이유로 몇 차례 식사를 가진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착취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받는 엡스타인의 카리브해 개인 섬에는 가지 않았으며, 어떤 여성과도 관계를 맺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게이츠의 전 부인인 멀린다 게이츠는 3일 미국 공영라디오(NPR)과의 인터뷰에서 결혼 생활 중 ‘고통스러운 기억’이 있었다며 엡스타인 연루 의혹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최근 논란에 대해 “결혼 생활에서 매우 고통스러웠던 기억들이 떠올라 힘들다”며 “전 남편이 답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이츠가 몰래 항생제를 구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슬펐다”며 “(피해) 여성들에게 정의가 실현되길 바란다”고 했다. 

 

낸시 메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엡스타인의 활동을 조사하고 있는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에게 게이츠 소환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게이츠가 증언을 위해 국회에 출석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