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AI 대응팀’ 꾸린다…“아틀라스 도입, 노조와 합의가 상식”

“경사노위 참여 어려워… 노정 신뢰가 우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인공지능(AI) 대응팀을 별도로 꾸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도입 논쟁 등에 대응하겠다고 5일 밝혔다. 

 

양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옥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AI와 휴머노이드 도입이 단순히 자동차 제조 현장뿐 아니라 노동현장 다양한 영역에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AI 대응과 관련해 민주노총 내 별도 대응팀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 노조가 ‘아틀라스를 생산 공정에 도입할 수 없다’고 논란이 일었다. 아틀라스는 로봇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미국 신공장의 생산 공정에 아틀라스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이 나서서 현대차 노조를 향해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양 위원장은 “현대차 노조가 노사 합의 없이 아틀라스를 한 대도 도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낸 것을 두고 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노동 현장 변화는 노조와 합의 하에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차 노조 지부도 AI나 기술 발달을 저해하거나 막을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그동안 자동화, 모듈화 등이 진행될 때 노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또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히 숙의되고 합의된 조건에서 전개되지 못했다. 일방적으로 사측에 의해 강요되었고 정부는 사용자 편에서 그런 것들을 권장했다”고 비판했다.

 

CES 개막 이틀째인 지난 1월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로봇 아틀라스가 부품 이동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별도로 ‘AI 대응팀’을 신설해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기업은 로봇을 도입하고 자동화해 얻는 이윤을 어떻게 사회에 환원할 것인지 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또 확보한 재원으로 사회안전망을 어떻게 두텁게 형성할 것인지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영향평가’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양 위원장은 “정부 정책이나 사업을 진행할 때 환경영향평가를 하듯 이제는 노동 정책 결정이나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노동영향평가’가 수반돼야 한다”며 “AI, 휴머노이드 도입에 따라 노동자들의 삶이 어떻게 될 것인지 함께 연구하고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구체적인 구상을 가지고 있거나 논의 계획이 있지는 않다고 했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이날 양 위원장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복귀 여부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합류 조건으로는 ‘최소한의 신뢰 관계 형성’을 들었다.

 

양 위원장은 “현재의 경사노위는 참여하기 어렵다”며 “경사노위 구조 자체가 노동자들의 입장과 고민을 풀고 충실히 숙의 기능을 작동하기 보단 정부 정책을 관철하고 이행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이 고용노동부 등 각 부처와 노정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 최소한 신뢰가 형성돼야 앞으로 합류를 논의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사노위는 노·사·정이 참여해 노동 및 고용 등 주요 현안을 사회적 대화를 통해 조율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경사노위가 정부 정책을 추인하는 역할에 그쳤다며 참여를 중단한 상태다.

 

민주노총은 3월10일부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올해를 원청 교섭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노란봉투법 시행령에 담긴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이 하청 노조와 원청 간의 교섭을 보장하겠다는 당초 입법 취지를 저해한다고 보고 있다. 시행령 폐기도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이달 안으로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3월부터는 ‘원청교섭 쟁취’를 내건 선포대회와 결의대회 등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