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기초지자체 40%, 탄소중립기본계획 ‘낙제점’”

녹색전환연구소 기초지자체 226곳 계획 분석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226곳의 탄소중립기본계획를 평가해보니 40% 가까이가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후정책 싱크탱크 녹색전환연구소는 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기초지자체가 지난해 제출한 탄소중립기본계획을 대상으로 감축목표와 경로, 수단의 적절성을 전수조사한 첫 사례다. 

 

정량적 감축목표와 정성적 정책수단에 대한 평가를 더해 각 지자체별 계획에 대해 등급을 매긴 결과, 최상위인 A등급을 받은 기초지자체는 11곳(4.8%)에 그쳤다. 반면 최하위인 D등급은 87곳(38.5%)이나 됐다. D등급은 탄소중립기본계획 전면 재설계가 필요한 등급이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대다수 자치단체의 계획이 형식적 수준에 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축목표 자체가 국가 목표에 못 미치는 곳도 수두룩했다.

 

연구진은 흡수원을 제외한 총배출량 기준으로 합계 감축률 산정해 지자체별 이행 의지를 평가했다. 그 결과 기초자치단체의 2030년 평균 감축률은 25.3%에 불과했다. 이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동일 기준으로 환산한 추정치인 30% 감축률에도 못 미치는 수치란 게 연구진 평가다. 40% 이상 도전적 목표를 세준 지자체 또한 전국 23곳(약 8%)에 불과했다.  

 

지역 간 격차도 확인됐다. 대도시의 경우 감축률이 33.4%, 농어촌은 15.7%로 산정돼 그 격차가 약 18%포인트에 달했다. 부문별로 비교해도 건물 부문은 지자체의 계획이 국가 목표와 유사한 33.6% 수준의 감축률을 보였지만, 수송 부문은 그 절반에 못 미치는 15.3%에 그쳤다. 

 

감축률 외 이행계획 또한 감축 부담을 미래로 미루려는 경향이 강했다. 

 

2025∼2029년 전 자치단체 연평균 감축률은 2.2%에 그치다가, 2023년 마지막 한 해 9.3%로 뛰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는 현 세대의 책임을 회피하고 감축 부담과 사회적 비용을 미래로 전가하는 후행적 행태”라 지적했다.

 

탄소중립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순배출량(총배출량에서 산림이나 기술적 수단을 통해 제거된 온실가스 양을 뺀 값)이 아닌 총배출량(인위적 활동으로 대기 중에 배출한 온실가스 전체 양) 기준으로 목표를 산정하게 해야 한단 게 연구진 주장이다. 이들은 이와 관련해 “한국환경공단은 자치단체가 게획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표준 모델안을 수정해 지침을 배포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자치단체를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 등으로 유형화하고 각 실정에 맞는 성과관리지표를 수립할 필요가 있단 제안도 했다. 연구진은 이같이 지적하며 “이를 기후대응기금 등 예산 지원 규모와 직접 연계해 실질적인 이행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