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통합시장 노리는 대전·충남 국회의원들, 지역위원장 줄사퇴…지역은 뒷전?

6·3 지방선거에서 대전·충남통합특별시의 초대 수장을 뽑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전·충남 현역 국회의원이 지역위원장직을 줄사퇴하고 선거 채비에 돌입했다. 행정통합특별법 국회 통과 등 직면한 현안을 외면하고 ‘정치적 체급’만 높이려는 정치권 행태에 냉담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5일 민주당 대전시당과 충남도당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지역위원장직을 내려놓은 현역 의원은 박범계·장종태·장철민 의원(대전)과 박수현 의원(충남) 등 4명에 달한다. 민주당 당규에는 지역위원장이 시·도지사 등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120일 전까지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월3일이 민주당 당규에 따른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사퇴 시한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범계 의원(왼쪽 세번째)과 장종태 의원(오른쪽 세번째), 장철민 의원(오른쪽 두번째) 등이 지난달 5일 대전시당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6·3 지방선거 승리와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통한 지역 발전을 다짐하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 제공

박범계 대전 서구을지역위원장은 지난 3일 시당에 사퇴서를 제출하며 통합 단체장 경선 레이스에 공식 합류했다. 박범계 의원실은 “2월3일자로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했으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전에서 일찌감치 통합시장 출마 의지를 밝힌 장철민 의원(동구지역위원장)과 장종태 의원(서구갑지역위원장)은 각각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 사퇴했다. 

 

충남에서도 박수현 의원(공주·부여·청양)과 양승조 전 충남지사(홍성·예산)가 3일 지역위원장직을 잇달아 내놨다. 충남도당위원장이었던 문진석 의원은 대전·충남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기 전인 지난해 10월 충남지사 출마를 위해 진작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초대 통합시장’ 상징성에 현역 의원 4명이 직을 던지면서 6월 지방선거는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등 현역 단체장과 국회의원 군단이 맞붙게 됐다. 

 

지역사회와 정가 반응은 싸늘하다.  

 

지역 정치권의 중심 역할을 하는 지역위원장은 통상 현역 의원들이 맡는 데 잇단 사퇴로 당원 관리와 지역 현안 대응엔 구멍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선거를 주도해야 할 지역위원장이 통합시장 출마 결심을 밝히면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의원 출마 후보군들은 말없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역의회 의원에 출마하려는 한 후보예정자는 “지역구 의원이 통합시장에 출마하면 경선 준비부터 옆에서 도와야하는데 정작 그러면 내 선거를 준비할 여력이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곽현근 대전대 교수(행정학)는 “현역 의원들의 정치적 계산엔 자신을 보좌하고 지원해왔던 하부조직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는 것”이라며 “의원들의 선거를 돕지 않으면 사실상 공천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초단체장이나 지역의회 의원들은 본인 선거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주민들에게 알려야 할 정보나 공약 등 정치적 의제는 희미해지면서 주민들에게 피해는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