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상 최대 실적 ‘웃음’… 가계는 금리 올라 ‘울상’

5대 금융그룹 2025년 실적 집계

KB금융, 순이익 5조8430억 공시
전년比 15.1%↑ ‘6조 고지’ 눈앞
신한금융 11.7% 증가 4조9716억
우리금융은 3조3415억 발표 전망
비이자 수익 늘면서 순이익 키워

韓銀,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시사
대출 규제 겹쳐 주담대 금리 등 ↑

주요 금융그룹들이 지난해 4조∼5조원대 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감소 추세인 데다 대출금리마저 6% 안팎으로 뛰고 있어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이 5조8430억원으로 6조원대에 바짝 다가섰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보다 15.1%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그룹도 전년보다 11.7% 증가한 4조9716억원의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을 거두며 5조원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은행 ATM 기기. 연합뉴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이 전년보다 7.1% 늘어난 4조2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하나금융의 순이익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6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우리금융그룹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이 3조3415억원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주요 금융그룹은 10조원이 넘는 이자이익을 거뒀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자이익이 전년보다 1.9% 증가해 13조731억원에 달했다. 순수수료이익(4조983억원)은 6.5%, 기타영업손익(7738억원)은 119.9% 불어났다.

신한금융 역시 지난해 이자이익이 전년보다 2.6% 증가해 11조6945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3조7442억원)은 14.4% 늘었다. 이 중 수수료이익은 7.6%,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13.5%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이자이익도 9조1634억원으로 전년보다 4.6% 뛰며 1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금융그룹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쓰는 것과 반대로 가계 부담은 늘고 있다. 이재명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은행 대출이 얼어붙은 데다 대출금리마저 뛰고 있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이날 기준 4.17~6.77%로 7%에 육박했다. 주담대 상단이 6.77%인 NH농협은행을 제외하더라도 4대 은행의 주담대 상단은 5.78∼5.95%에 달한다.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한 지난달 15일 기준 3.91~6.21%와 비교해 하단이 0.26%포인트 오르면서 5대 은행 모두 4%대를 넘어섰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한은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해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데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가 더해져 대출금리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1월 말 기준 610조12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11조6081억원에서 올해 들어 1조4836억원 감소했다. 주담대가 감소로 돌아선 건 2024년 3월(-4494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월 말 기준 104조7455억원으로 한 달간 2230억원 줄었고,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813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8650억원 감소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 집값 잡기를 강조하고 있어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실적발표에 앞서 지난해 4분기 주당배당금을 전년 동기 804원 대비 약 2배 증가한 1605원으로 결의했다. 기지급된 2025년 분기별 현금배당을 포함한 총 현금배당금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1조5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연간 배당성향은 27%로 고배당기업 기준인 25%를 넘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기업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고 KB금융은 밝혔다.

신한금융도 지난해 4분기 주당 배당금을 880원으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주당 배당금은 모두 2590원으로 늘었고, 총주주환원액은 현금배당 1조2500억원에 자기주식 취득 1조2500억원을 더해 2조5000억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