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전후로 미국은 두 개의 중요한 국방문서를 공개했다. 첫 번째는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국가방위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이고, 두 번째는 의회가 통과시킨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이다. 두 문서 모두 2026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각 문서가 설정하는 미국 국방전략의 우선순위는 다르다. 형식상 전자는 전략 문서, 후자는 예산과 권한을 규정하는 법률이다. 그러나 이 두 문서를 나란히 읽어보면, 단순한 역할 분담 이상의 긴장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전자는 전략적 재배치를 강조하고, 후자는 그 재배치가 실천되는 속도를 제한하려 한다.
우선, 국가방위전략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전략적 우선순위의 재조정이다. 이 전략은 미국의 최우선 과제를 미국 본토 방어로 설정했다. 서반구 방어, 미사일과 무인기 위협 대응, 핵 억제 신뢰성 회복이 전략의 전면에 등장했다. 인도태평양은 여전히 핵심 전장이지만, 미국이 모든 지역에서 동일한 수준의 개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민을 문서 전반에 강조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 한반도에서 동맹국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메시지도 반복된다. 전략의 언어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는 분명 트럼프 행정부의 선별적 관여를 정당화하는 문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방수권법의 경우 그 맥락이 다르다. 이 법은 해외 주둔 미군 철수를 위한 조건을 촘촘히 마련해 두고 있다. 유럽 주둔 병력을 일정 수준 이하로 감축하는 데 대한 예산 사용을 제한하고, 주한미군을 2만8500명 이하로 줄이기 위해서 국방장관의 공식 인증과 다단계 평가, 그리고 일정 기간 대기 기간이 필요함을 명시한다. 중동이나 기타 지역에서도 병력과 태세를 조정하려면 목표 달성 가능성과 추후 안보 공백이 없을 것임을 입증해야 한다. 아직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국방부가 오랜 시간 주도해 온 태평양 억제 이니셔티브는 여전히 유효하다. 국가방위전략에서 보이는 전략적 축소(retrenchment)의 모습이 국방수권법에서는 매우 신중한 정책으로 구체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정치외교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