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창설할 당시 위원은 14명에 불과했다. 오늘날 IOC 위원 수는 100명을 훌쩍 넘겼지만, 그중에서도 15명의 집행위원은 ‘올림픽의 내각’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위상과 권한이 대단하다. IOC 집행위원회는 개최지 선정이나 종목의 퇴출과 진입 등 올림픽의 모든 것을 주무른다. 수조 원에 달하는 중계권료와 스폰서십 향방 역시 이들의 손끝에서 결정된다.
IOC 집행위원은 국빈급 대우를 받는다. 공항 귀빈실 이용은 기본이고, 개최지 선정 시점엔 각국 정상들이 이들을 만나기 위해 줄을 선다. 하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냉혹한 스포츠 정치의 논리가 작동한다. 대륙별 안배, 종목별 이해관계, 그리고 강대국들의 막후교섭이 얽히고설키는 ‘총성 없는 전쟁터’가 바로 집행위원회다. 고대 올림픽부터 이어져 온 인류 최고(最古)의 스포츠인 레슬링을 퇴출하기로 결정한 것도 2013년 2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였다. 재미가 없고 체급이 지나치게 세분됐다는 이유에서였다. 레슬링은 파격적인 규칙 개정과 뼈를 깎는 인적 쇄신을 거쳐 7개월 만에 정식종목으로 간신히 복귀했지만, 그 사건은 IOC 집행위원회의 무소불위 권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