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 2025년 경상수지 1230억달러 역대 최대

내국인 해외주식 투자는 1100억달러 돌파

지난해 반도체 수출 호조와 해외투자 배당·이자 수익 증가에 힘입어 우리나라가 국제 교역에서 1230억달러가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와 국민연금 등 거주자의 해외 주식투자 규모도 1100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상품·투자소득 모두 최대 흑자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1230억5000만달러(약 180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2015년의 1051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제시했던 연간 전망치 1150억달러보다도 80억달러 이상 많은 실적이다. 항목별로는 상품수지가 1380억7000만달러, 본원소득수지가 279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각각 역대 최대 흑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본원소득수지 중 배당·이자 등 투자소득수지는 301억7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 역시 연간 1197억6000만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폭으로 늘었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유가 하락이 겹쳐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2015년에 이어 두번째로 1000억달러 돌파했다”며 “상품수지 흑자가 전년보다 25%나 증가했고, 늘어난 해외투자자산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투자소득수지·배당소득수지 등과 함께 본원소득수지도 279억달러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서학개미·연기금, 해외 증권투자도 최대치

 

거주자의 연간 해외 주식투자 규모는 1143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자산운용사, 보험사,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진 결과다.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을 포함하면 개인의 해외 주식투자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해외 증권투자가 급증하면서 달러 수요가 발생해,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한달만 놓고 보면 경상수지는 187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상품수지 흑자는 188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114억4000만달러) 및 전월(147억달러) 대비 모두 증가했다.

 

◆수출13.1%↑·수입1.7%↑

 

수출은 716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3.1% 늘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43.1%), 정보통신기기(24.0%)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지역별로는 동남아(27.9%), 중국(10.1%), 미국(3.7%) 등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반면 수입은 528억달러로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에너지 가격 안정세로 석유제품(-35.2%), 석탄(-20.9%), 가스(-7.6%), 원유(-3.5%) 등 원자재 수입이 감소한 영향이다. 다만 반도체 제조장비나 승용차 등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비스수지는 36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 적자가 14억달러로 전월(9억7000만달러)보다 확대됐는데, 이는 겨울방학 등 해외여행 성수기 영향으로 출국자가 늘어난 탓이다.

 

12월 금융계정은 237억7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4억9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51억7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43억7000만달러 급증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채권을 위주로 56억8000만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