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특수학교 부족…국회, 폐교 활용 특수학교 우선 검토 의무화 추진

“등교를 위해 한 시간씩 오가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대구의 한 특수학교 교장인 A씨는 이렇게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대구는 발달장애인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는 7개뿐이다. 지체장애인을 위한 곳까지 포함하면 총 11개다. 대구 지역에 특수학교가 부족한 탓에 장애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제때 입학하지 못해 취학 유예를 한 장애인 학생은 20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특수학교에 입학을 위해 줄을 선 상황”이라면서 “심지어 소규모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 같은 경우에도 학급을 통폐합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더 먼 거리를 등교해야 하는 학생이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

특수학교 부족 문제로 장애인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하는 등의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국회에서 폐교를 활용할 때 특수학교 설립을 먼저 검토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지난해 서울 성동구 특수학교 ‘성진학교’ 설립 추진 당시 주민 반대 등으로 잡음이 이어졌던 상황에서 폐교 활용이 대안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은 최근 시∙도 교육감이 폐교재산 활용계획을 수립할 때 특수학교 설립 여부를 우선하여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의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시·도 교육감이 폐교재산의 대부·매각 등을 포함한 활용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활용 방향에 대한 우선 고려 사항은 명시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특수교육 대상자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특수학교 설립은 부지 확보의 어려움과 지역 주민 반발 등으로 추진이 지지부진한 경우가 흔하다.

 

이번 개정안은 폐교재산 활용계획 수립 시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특수학교 설립에 관한 사항을 우선 검토하고, 그 결과를 계획에 반영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강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로 “특수학교 설립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특수교육 대상자의 교육권 보장 및 교육기회 확대를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특수학교가 없거나 부족한 지역의 폐교 발생 시 특수학교 설치를 우선으로 고려하는 ‘서울특별시교육청 폐교재산 관리 및 활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박상혁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해당 조례안의 본회의 통과에 대해 “장애 학생 등이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을 선택하면서 ‘시설 부족’이나 ‘정원 초과’가 그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번 조례안 의결은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지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서울시교육청의 실질적 노력을 촉구하는 입법적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특수교육대상자가 특수학교나 특수학급 등이 없다는 이유로 먼 거리의 학교에 다녀야 하는 불합리한 현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등이 2025년 8월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인근에서 연 '성진학교 설립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중 8곳(금천구·동대문구·성동구·양천구·영등포구·용산구·중구·중랑구)에는 특수학교가 아예 없다. 지체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는 7개 자치구(강동구·관악구·구로구·노원구·마포구·서대문구·서초구)에 몰려 있다.

 

지난해 서울 성동구 특수학교 성진학교는 추진 과정에서 일부 주민의 반대로 잡음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시의회를 통과하며 설립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은 모든 자치구에 특수학교를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