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사법개혁 법안을 이달 중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못 박으면서 법왜곡죄(형법 개정안) 의결 시점이 가시권에 들었다.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피고인들이 전원 무죄 선고를 받은 데 이어 검찰이 항소 포기하면서, 애초 이 사건 수사·기소가 조작이었다는 여당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다.
정 대표가 지난해 8월 당대표에 취임하며 “추석 귀향길 라디오 뉴스에서 검찰청 폐지 소식이 나오게 하겠다”고 공약해 이를 지켰는데, 올해엔 설 전에 사법개혁 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정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주재한 당 회의에서 위례 사건 피고인들의 무죄가 확정된 데 대해 “정치검찰의 표적 수사, 조작 기소, 증거 날조, 진술 회유 등 천인공노할 행태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또 검찰이 녹취록 등 각종 증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이재명 유죄’라는 그릇된 목적과 망상에 취해 상상 속에 소설을 제멋대로 써 내려 간 정치검찰의 비열한 행태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검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은 점은 더더욱 실망스럽다”며 “위례 사건과 대장동 사건은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 법왜곡죄가 왜 필요한지를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검찰개혁안을 마련한 데 이은 법왜곡죄 신속 처리 방침을 확인하며 “가장 빠른 시간 안에,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추진하는 정 대표를 연일 공개 비판하고 있는 반청(반정청래)파도 이 사안을 두고선 한목소리를 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위례 사건과 관련해 “실체가 없는 조작이었으니 법정에서 무죄는 당연했고, 검찰 역시 항소 포기로 사실상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며 “위례 사건은 처음부터 이재명이라는 개인을 겨냥한 범죄적 행위였다”고 말했다.
황 최고위원은 “이런 범죄는 반드시 단죄된다는 원칙을 사법의 역사에 분명히 새기고 재발을 막기 위해 특검과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표적 수사, 조작 기소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고, 법왜곡죄를 반드시 이번 임시국회, 이달 안에 처리하겠다”고 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이재명 대통령 사건 역시 더 끌 이유가 없음이 분명해졌다”며 이 대통령에 대해 제기한 공소를 즉각 취소하라고 검찰을 압박했다.
여당의 날 선 반응에는 위례 사건 외에도 최근 잇따른 중요사건 판결이 영향을 미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는 1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 제공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각각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나란히 기소된 명태균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도 무죄를 받았다. 다만 명씨는 휴대전화를 숨기려 한 혐의(증거은닉교사)가 유죄로 판단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50억원(세후 25억원)을 받고선 이를 화천대유 직원인 아들의 성과급인 것처럼 꾸민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로 기소된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측 공소는 법원이 기각했다. 곽 전 의원 아들은 무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