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 전남 진도군수가 베트남 여성을 ‘수입’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태가 외교적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주한 베트남 대사관이 공식 항의 서한을 보내며 강경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6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주한 베트남 대사관은 이날 전남도지사실과 진도군수실 앞으로 공식 서한을 발송하고, 김 군수의 발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대사관은 서한에서 해당 발언이 베트남 여성의 존엄을 훼손하고 양국 간 우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발언은 지난 4일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타운홀미팅’ 생중계 과정에서 나왔다. 김 군수는 인구 소멸 대책을 설명하던 중 “스리랑카나 베트남 쪽 젊은 처녀들을 수입해 농촌 총각 장가도 보내는 등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주한 베트남 대사관은 “한국과 베트남은 30여 년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베트남 교민 사회는 한국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며 “베트남 여성을 ‘수입’의 대상으로 표현한 것은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 양국 국민이 공유하는 존엄과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남도는 포용과 존중의 가치를 중시해 온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며 “이번 발언은 그와 배치되는 부적절하고 모욕적인 표현으로 엄중하게 인식되고 바로잡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베트남 이주민 사회의 반발도 거세다. 주한 베트남 여성 단체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김 군수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이주 여성을 인구 정책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구조적 차별의 문제”라며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은 귀화자를 포함해 10만명이 넘으며, 이들은 한국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지 ‘수입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군수는 해당 표현이 부적절했다며 유감을 표명했지만, 시민사회와 여성·이주민 단체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공직자의 인권·성평등 감수성 부재가 국제적 문제로 비화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