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70원? 무서워도 국장은 더 무섭다”

서학개미 하루 3조3000억원 미국 주식 쇼핑…환율 폭등도 막지 못한 ‘탈국장’ 행렬의 민낯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70원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 열기는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있다. 환율 부담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의 한 증권사 미국 주식 광고. 연합뉴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한 지난 5일 기준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 결제금액은 22억4589만달러(약 3조3000억원)로 나타났다. 올해 1월 초 하루 평균 10억~14억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는 1월 하순부터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1월 28일 18억달러를 넘긴 데 이어, 이달 2일에는 하루 동안 24억달러가 넘는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날 매도 금액을 크게 웃돌며 약 1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환율이 급등하면 달러 매입 부담이 커져 해외 주식 투자가 위축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 약화와 글로벌 자산 선호 변화가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5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5조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일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은 전반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순유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외 환경 역시 원화에 부담이다.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달 말 96선 초반에서 최근 97선 후반까지 상승하며 달러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신흥국 통화 전반이 약세 압력을 받기 쉽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국내 자금의 해외 이동과 글로벌 달러 흐름에 영향을 받으며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설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과 당국의 미세조정 가능성은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변수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