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공적 목적의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 출입증을 무료로 받은 뒤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9일 오전 9시30분 김 전 시의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정의당 이상욱 강서구위원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이 위원장은 김 전 시의원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의 출입증 11개를 발급받아 그동안 자신의 선거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달 14일 서울경찰청에 김 전 시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해당 고발 건은 강서경찰서에 배당돼 수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김 전 시의원은 그동안 무소속 강선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돕고,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영등포구청장 출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측근 10명에게 이 출입증을 나눠줬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시의원이 시의원 자격을 이용해 피감기관인 서울시 산하기관으로부터 CES 출입증 11개를 받아낸 뒤 이에 대한 국외활동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주장이다. CES 입장료는 구입 시기와 출입 범위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비쌀 때는 200~300만 원에 달하기도 한다.
이 위원장은 “CES 동행인물들이 공천헌금 조성이나 쪼개기 후원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인물들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을 중심으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김 전 시의원을 고발한 뒤 김경 측근이나 가족재단에 대한 내용들이 많이 제보됐다”고 말했다.
김 전 시의원은 공천헌금 관련 고발장이 경찰에 제출된 지 이틀 만인 지난해 12월 31일 미국에 체류 중인 자녀를 만난다는 이유로 출국한 뒤 현지 시각 지난달 6일 CES 2026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여당 내 거액의 공천헌금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김 전 시의원은 CES에서 지인들과 함께 엄지를 치켜들며 찍은 사진이 공개돼 빈축을 샀다.
무료 출입증을 받은 인물 중에는 김 전 시의원의 후원회 회계 책임자로 지목된 조모씨도 포함돼 있다. 조씨는 2023년 7월 민주당 중진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해 김 전 시의원이 조씨 명의로 차명 후원을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두 사람은 2023년 3월 서울대 공대 미래융합기술최고위과정(FIP) 동기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전 시의원을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의원(무소속)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건넨 혐의 등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강 의원을 두 차례, 김 전 시의원을 네 차례 불러 조사한 뒤, 지난 5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전 시의원이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을 두고도 금품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불거져 추가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김 전 시의원의 측근으로 지목되고 있는 조씨 등에 대해서도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