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가 주주환원도 역대급을 확대하며 ‘주주환원 50%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총 8조6000억원에 달하는 환원 금액의 60% 이상이 외국인 투자자 몫인 데다, 배당을 챙긴 이들이 최근 대규모 증시 이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KB금융(52.4%), 신한금융(50.2%), 하나금융(46.8%), 우리금융(39.8%)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8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둔 덕에 주주환원율도 올라갔다. 이들 그룹은 일제히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예고했다.
이처럼 고금리 터널을 지나는 서민과 중소기업이 지불한 이자로 쌓은 이익 상당수가 4대 금융 지분 약 63%를 가진 외국인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셈이 됐다는 지적이다. 금액으로는 8조6000억원 중 5조원 이상에 해당한다. 2025년 8월 기준으로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이 77.6%로 가장 높고, 이어 하나금융(66.80%), 신한금융(59.78%), 우리금융(47.05%) 순이었다.
국내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강화 움직임은 미국 4대 은행의 매우 높은 주주환원 정책(2024년 평균 83.8%)과 비교돼 온 측면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이자 장사’ 지적에 따른 대응 등으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막대한 배당금을 챙긴 후 한국 증시를 떠날 경우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가 아닌, 외국인 자본에 퇴로를 열어주는 형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 재투자되지 않고 해외로 유출될 경우 결과적으로 은행의 자본 여력을 깎아먹고, 정작 필요한 국내 실물 경제에 대한 대출 공급이나 상생 금융 여력을 축소시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발표한 4대 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은 지난해 1∼3분기 이뤄진 배당 외에 올해 4월에 있을 결산 배당, 상반기 안에 실시할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중 수익을 극대화하고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무려 11조101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차익실현에 의한 일시적 조정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는 극심한 변동성을 야기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5조원을 순매도했는데 일간 사상 최대 금액”이라며 “본격 셀코리아 신호가 아닌지와 같은 불안감을 시장에 던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