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린지 본… 스키연습 주행 ‘깜짝 3위’ [밀라노 동계올림픽]

무릎 부상 속 알파인스키 출전
출발 13초 만에 깃대충돌 낙상
현장서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도 올림픽 출전을 강행한 ‘스키 여제’ 린지 본(41·미국·사진)이 레이스 초반 중심을 잃고 넘어지며 부상을 당해 닥터 헬기로 이송됐다.

 

본은 8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토파네 알파인스키 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에서 힘차게 경기를 시작했으나 출발 13초만에 깃대에 부딪힌 뒤 몸의 중심을 잃고 넘어져 설원 위를 굴렀다. 본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고, 의료진이 현장에서 응급처치한 뒤 규정에 따라 헬기로 이송했다.

 

나이 41세 4개월인 본이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2022 베이징에서 41세 1개월로 은메달을 목에 건 요안 클라레(프랑스)를 제치고 올림픽 알파인 스키 사상 최고령 메달리스트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다. 이에 결승선에는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이 본이 역사를 쓰는 장면을 기다렸다. 하지만 관중들은 본이 부상당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하며 큰 충격에 휩싸였고, 일부는 머리를 감싸 쥐며 괴로워했다. 경기가 중단된 사이 한 장내 아나운서가 “사랑해요, 린지”라고 말하자 수천 명의 관중이 격려의 박수로 화답했다.

아찔한 순간 ‘스키 여제’ 린지 본이 8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토파네 알파인스키 센터에서 열린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경기 도중 깃대에 부딪혀 넘어지고 있다. 코르티나담페초=AP연합뉴스
부상으로 인해 닥터 헬기를 타고 이송되고 있는 린지 본. 코르티나담페초=AP연합뉴스

본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활강 금메달, 슈퍼대회전 동메달을 따내며 전 세계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부상 때문에 2014 소치 올림픽에는 불참했으나, 2018 평창 올림픽 활강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2019년 은퇴를 선언했다. 무릎 수술 이후 2024년 다시 현역으로 복귀한 본은 이번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각 2개, 동메달 3개를 거머쥐었다.

 

본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치명적 부상을 당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올림픽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말 스위스에서 열린 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여자 활강에서 착지 도중 왼쪽 무릎을 심하게 다쳐 헬기로 이송됐는데 검진 결과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됐고 골 타박상, 반월상 연골 손상까지 겹쳤다. 이에 올림픽 출전이 아예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본은 대형 보호대를 착용하고 1주일 만에 훈련을 재개했다. 특히 본은 이날 여자 활강 마지막 공식 연습 주행에서 1분38초28의 기록으로 3위에 올라 메달까지 기대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