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이 중앙정부의 과감한 권한 이양을 촉구하며 지역 간 형평성을 담보할 ‘행정통합 기본법’ 제정해야 한다고 9일 밝혔다.
주 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구역통합 관련 제정 법률안 입법공청회’에서 "지방분권과 자치 능력 제고는 시대적 화두이자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주 부의장은 이날 정재근 대전충남행정통합 민관협의체 공동위원장(전 행정자치부 차관)을 향해 중앙부처의 소극적 태도를 꼬집었다. 그는 “지자체 권한 이양과 관련해 중앙부처가 기관 이기주의 탓에 권한을 놓지 않으려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지방정부의 역량이 높아져 충분히 자율 행정이 가능하다. 중앙 권한을 포괄적으로 이양한다면 지역 리더들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답했고, 주 부의장도 “중앙 권한의 대폭적인 지방 이양이 국가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결론에 동의한다”고 힘을 실었다.
주 부의장은 권한 배분 결정 구조의 모순도 지적했다. 그는 “권한 분배의 이해당사자인 중앙정부 기관이 이양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는 부적절하다”며 “제3자적 입장에 있는 국회가 타당성을 검토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현행 행정통합 입법 체계의 허점도 지적했다. 그는 “각 지역이 개별법 형태로 통합을 추진할 경우 내용이 상이하고 특례 조항이 남발돼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안으로는 ‘통합 기본법’ 제정을 제시했다. 주 부의장은 “통합에 관한 기본법을 먼저 만들고 그 틀 안에서 각 지자체의 특수성을 반영한 특례를 두는 방식이 법 체계상 타당하다”고 제언했다. 정 위원장 역시 “기본적인 권한 이양은 동일하게 하되 지역 특성에 맞는 특례는 별도로 논의하는 방향에 동의한다”며 공감을 표했다.
주 부의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역차별 우려도 제기됐다. 주 부의장은 하혜수 경북대 교수에게 “충청∙호남권 통합 법안은 야당 당론으로 발의된 반면, 가장 먼저 시작된 대구∙경북은 개별 의원 발의 상태”라며 “(행안부는) 시∙도민들이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통과 과정에서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주 부의장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을 향해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전국 소멸 우려 지자체 20곳 중 8곳이 경북에 있다”며 “행안부가 부처 이기주의를 넘어 국가 구조를 새로 짠다는 각오로 권한 이양과 재정 지원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김 차관은 “행안부는 권한 이양이나 재정 지원을 주저하지 않는다”면서도 “국가 통일성 유지나 지방 재정 건전성 확보 등에 대해 합리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