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듀오 뒤늦게 시동 걸렸지만… 준결승행 좌절 [밀라노 동계올림픽]

믹스더블 5연패 뒤 3승… 승리 빛바래
본선 자력 진출·한국 최다승 ‘성과’

9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라운드로빈 9차전. 김선영(강릉시청)-정영석(강원도청) 조는 최종전에서 노르웨이 크리스틴 스카를리엔-마그누스 네드레고텐 조를 만났다. 두 선수는 8차전까지 5연패 뒤 3연승을 거둬 이미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는 경기 흐름에서도 읽혔다. 1엔드를 선공으로 시작한 한국은 노르웨이와 버튼에 나란히 1개씩 스톤을 올려놓은 뒤 거리 측정으로 1점을 먼저 따내 기선을 제압했고 2엔드에서도 2점을 추가하며 3-0으로 달아났다. 한국은 3엔드에서 2점을 내주며 쫓겼지만 4엔드와 5엔드에서 다시 힘을 내며 잇달아 1점씩 추가해 5-2로 앞서 나갔다.

김선영(왼쪽)-정영석 조가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라운드로빈 노르웨이와 최종전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코르티나담페초=AFP연합뉴스

그러나 노르웨이가 6엔드에서 파워플레이(후공 팀이 사전에 배치된 스톤의 위치를 변경해 대량 득점을 노릴 수 있는 권한·경기당 1회 사용 가능)를 신청한 뒤 3점을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7엔드에서 곧바로 파워플레이를 신청한 한국은 마지막 스톤을 던지다가 호그라인을 넘기는 치명적 실수로 오히려 2점을 내주며 5-7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은 마지막 8엔드에서도 1실점 하며 경기는 5-8로 끝났다. 두 선수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눈물을 쏟았다. 첫 5경기를 모두 패한 김선영-정영석은 미국과 6차전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시작으로 에스토니아와 캐나다를 연파하며 3연승을 거뒀지만 전세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혼성 2인조 경기인 컬링 믹스더블은 10개 팀이 출전해 라운드로빈 방식의 예선을 치러 상위 4개 팀만 준결승에 진출하는데, 8차전을 끝내고 이미 5승을 거둔 팀이 4팀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두 선수는 올림픽 예선 대회인 퀄리피케이션 이벤트(QOE)를 통해 한국 컬링 사상 최초로 믹스더블 본선에 자력 진출하는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또 3승을 거둬 2018년 평창 장혜지-이기정(2승8패)을 넘어 믹스더블 최다승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