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출범 8개월을 맞은 이재명정부의 ‘실용·균형 외교’을 부각하며 국정 동력을 뒷받침하는 데 주력했다. 국민의힘은 ‘행정통합 졸속추진’ 의혹을 제기하며 송곳 검증에 나섰다.
◆與 “국익 앞에 여야 없다”
대정부질문 첫 타자로 나선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외교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초당적 협력도 중요하다”며 “국익 앞에 여야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이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방미 결과에 관해 묻자, 조 장관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설명은 한·미 양국 간 동맹 관계는 흔들림이 없지만, 미국이 오랜 기간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로부터 무역적자를 겪어왔다(는 것)”이라며 “비관세 장벽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관세협상은 다소 진통을 겪고 있지만 ‘핵추진잠수함’, ‘우라늄 농축·재처리’, ‘조선 협력’ 등 한·미 안보 협상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미국으로서도 한국과 약속을 한 만큼 이 세 가지 이슈에 대해 빠르게 협상을 진행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같은 당 박정 의원은 “한반도 평화 공존과 경제 도약을 위해선 미·일·중·러 4개국 모두를 아우르는 국익 중심 실용 균형 외교가 필요하다”며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 북극항로, 에너지 협력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한·러 관계를 전략적으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적으로 공감하고, 외교 당국도 면밀하게 지켜보면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남북 관계 긴장 완화를 위한 9·19 군사합의 복원과 남북 간 핫라인(군 통신선) 복원 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野 “능구렁이” VS 김 총리 “인격모독”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이재명정부 2년 차를 맞이해 대한민국을 지키는 우리 외교·안보 통상의 기준선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미국의 관세인상 압박이 100% 입법 지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부·여당이 특검법, ‘노란봉투법’, ‘검찰청 해체법’ 등을 속전속결 처리해 놓고 특별법은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관세 재협상을 두고 야당과 정부 사이 기싸움도 치열히 벌어졌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이 “뒤통수를 맞았다”고 표현하자, 김 총리는 “매우 부적절한 외교적 표현”이라고 맞받았다. 박 의원이 이어 “동맹국을 상대로는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하자, 김 총리는 “미국을 비판하는 것이냐”고 되물었고 박 의원은 “능구렁이같이 피해 갈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 총리는 “인격모독”이라며 “질문 같지 않다.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 반말과 고성이 오갔다. 또 박 의원은 이재명정부가 국방력을 퇴화시키고 있다며 “국군은 딱 하나 있는 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심기 보좌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김 총리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군에 대한 모독”이라며 “얻다 대고 아무것도 없다고 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회는 이날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위원장에는 국민의힘 4선 김상훈 의원이 임명됐다. 민주당은 3월 초까지 특별법 입법을 마무리짓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