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미국에서 ‘치맥 회동’을 가졌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사업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황 CEO는 지난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있는 한국식 음식점 ‘99치킨’에서 만났다. 황 CEO는 엔비디아 본사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이 식당의 단골로 알려져있다.
양측은 이날 차세대 HBM 공급 관련 논의를 나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베라루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SK하이닉스가 공급 계획을 밝힌 HBM4가 들어간다. 베라루빈에는 35GB(기가바이트) 용량의 12단 HBM4가 8개씩 필요하다.
업계는 조만간 HBM4 최적화 단계를 넘어 이달 중 본격 출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이 만난 배경에 제품 양산을 앞두고 최종 의견 조율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HBM4 공급과 관련해 “현재 생산력 극대화에도 불구하고 고객 수요를 100% 충족하기 어려워 일부 경쟁사의 진입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성능과 양산성, 품질 기반으로 한 SK하이닉스의 리더십과 주도적 공급사 지위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설 연휴 직후 HBM4의 세계 최초 양산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의 HBM4 점유율이 최대 70%에 달하는 등 차세대 HBM에서도 엔비디아 최대 공급사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또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모듈 소캠(SOCAMM)과 낸드플래시를 비롯해 메모리 반도체 전반에서의 협력, AI데이터센터 구축 등 중장기 파트너십도 논의한 것으로 거론된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해 10월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모인 치킨 식사 자리 ‘깐부 모임’에 참석하지 못했다. 최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APEC 행사를 주관하면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에 100억달러를 출자해 AI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