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경기도 안산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잠자던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남편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40대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도형)는 10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45)씨에게 “교화와 계도의 가능성이 없는 피고인을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의학 감정 결과, 피해자는 저항하다가 쓰러지고 다시 저항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찔리며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생존한 배우자 역시 잠을 자다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은 이후 오랜 세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도살인은 재산상 이익을 목적으로 대체할 수 없는 존엄한 가치인 생명을 해치는 범죄로, 살인죄보다도 중하게 처벌된다”며 “피고인의 모든 무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로 판단했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공범과 함께 2001년 9월 8일 오전 3시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한 연립주택에 가스 배관을 타고 침입해 안방에서 잠을 자던 A(당시 37)씨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사상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침입 사실을 알아차리고 격렬히 저항한 A씨의 목과 심장 등을 흉기로 20여 차례 찔러 살해하고, 부인(〃33)에게도 중상을 입힌 뒤 현금 1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은 장기간 미제로 남았으나, 2015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강도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수사가 다시 진행됐다. 검찰과 경찰은 과학수사 기법을 통해 2017년 특수강간죄로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범행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검은색 절연 테이프에서 이씨의 유전자가 검출된 점이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안산에 가본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명확한 물증을 근거로 범행 25년 만에 준엄하게 책임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