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수입’ 발언은 여성비하·인권침해”…전남 여성·이주단체, 진도군수 규탄

“말실수 아닌 구조적 차별 인식 드러난 발언”

‘외국인 여성을 수입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와 관련해 전남 지역 여성·이주 인권단체들이 공개 규탄에 나섰다.

 

전남여성인권단체연합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은 10일 오후 진도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을 인구소멸 대책의 도구로 대상화한 발언은 명백한 여성비하이자 인권 침해”라며 “인구위기 담론에 내재된 차별적 인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국인 여성을 수입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와 관련해 전남 지역 여성·이주 인권단체들이 10일 오후 진도군청 앞에서 공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김 군수가 공식 석상에서 ‘베트남·스리랑카 등 젊은 처녀를 수입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여성을 출산·결혼 정책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구조적 차별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군수가 사과하고 정당 차원의 징계가 이뤄졌다고 해서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며 “이번 사안은 지방정부 전반에 만연한 성평등·인권 감수성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인구소멸 논의 과정에서 여성에게 출산 책임을 전가해온 기존 담론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출산율 저하를 여성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 돌리는 접근은 돌봄과 양육을 사회적 책임으로 보지 않는 구조적 불평등을 고착화한다”며 “진정한 인구정책은 여성을 출산의 수단으로 다루는 발상에서 벗어나 성평등한 돌봄 체계와 삶의 조건 개선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체들은 △진도군수의 차별적 발언에 대한 책임 인식과 행정 전반의 성평등 의식 강화 △모든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성평등·이주민 인권 교육의 제도화 △여성의 출산 여부를 인구정책 수단으로 삼는 사고의 즉각 중단과 젠더 관점의 인구정책 전면 재구성을 요구했다.

 

박빛나 전남여성인권단체연합 사무국장은 “공직자의 언어는 지역 사회의 기준이 된다”며 “권력을 가진 자의 발언이 사회적 인식을 형성하는 만큼, 이번 사안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인구정책의 중심에는 여성의 몸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성차별과 인권 침해, 출산 책임 전가 담론에 맞서 연대와 행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