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비 찔끔, 바싹 마른 동해안…강풍 불어 대형산불 주의보

경북 일부·대구에도 ‘건조경보’

지난달 강수량 역대 2번째 최저
산불 발생도 85건… 전년比 66% ↑
당국 “불씨 관리 각별히 유의를”

동해안 전역과 내륙 일부 지역에 건조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대형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국에 비가 내리고 있지만 강수량이 적어 건조한 대기 상태는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산림 당국은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산림 주변에서 소각 행위를 하지 말고 불씨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한다.

건조한 날씨 속 산불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9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에서 산불 조심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기준 강원도 동해안을 비롯해 경북 일부, 대구 대부분 지역에 건조경보가 발효 중이다. 강원 내륙과 충북, 경북, 경남, 울산, 부산 등에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졌다.

 

건조경보는 이틀 이상 메마른 상태가 이어져 목재 등의 건조도가 25% 이하, 건조주의보는 건조도가 3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건조도가 낮을수록 불이 날 가능성이 커진다.

 

예년보다 적은 강수량이 대기를 건조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전국 평균 강수량은 평년의 19.6%로 관측 이래 두 번째로 적었다.

 

울산은 1월 강수량이 0㎜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1976년(8.7㎜) 이후 50년 만에 최저치인 9.4㎜를 기록했고 전북은 3.2㎜로 평년 강수량(30.3㎜) 9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기상청은 찬 북서풍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 위를 지나면서 해수면과 대기 온도차로 인한 구름대가 만들어지는데, 이 구름대가 서해에 머물고 내륙까지 들어오지 않으면서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전국에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7일에는 경북 경주 문무대왕면에서 산불이 나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됐다. 강풍을 타고 확산하던 산불은 20시간 만에 주불이 잡혔지만 바람에 잔불이 되살아나면서 피해를 키웠다. 이 화재로 축구장 76개 면적에 해당하는 54㏊가 불에 탔다. 불의 길이를 뜻하는 화선은 3.7㎞로 집계됐다.

 

9일에는 경남 양산시 원동면 야산에서 불이 나 주민 122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지난달 산불 발생 건수는 85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66%가량 많았다.

 

이틀간 전국에 비가 내리겠지만 강수량이 적어 산불 위험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제주도(15㎜ 미만)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 강수량은 5㎜ 미만으로 예상된다.

 

산림 당국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봄철이 산불에 가장 취약한 시기라고 지적한다. 2019년 강릉·삼척 산불, 2023년 속초·고성 산불 등 우리나라를 덮친 대형 산불도 모두 봄에 일어났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산불 발생 건수 546건 중 절반이 넘는 303건이 봄철에 발생했다는 통계도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산림 주변에서 소각 행위 등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한 산불이라도 산림재난방지법 제76조에 따라 원인 행위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