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통합돌봄이 성공하려면 인프라 투자와 돌봄 인력 처우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동시에 통합돌봄 사업이 돌봄 생태계를 재구성할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선 통합돌봄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증 장애, 후기 치매 노인을 돌볼 사람이 부족한 구조적인 문제를 풀지 못하면 현장에서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용익 이사장, 석재은 교수(왼쪽부터).
김용익 돌봄과미래 이사장(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10일 치매노인, 생애 말기 노인 등 난이도가 높은 요양보호사들은 처우가 더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돌봄 업무 난이도가 달라도 요양보호사 수가는 동일하다.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김 이사장은 중증의 뇌병변 장애인 등을 보살피는 활동지원사를 대상으로 더 높은 처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치매 노인을 돌보는 것과 그냥 노인을 돌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활동지원사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러한 돌봄 인력의 보상 문제가 합당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돌봄 대상자를 맞춤형 서비스에 연계하는 작업을 하는 케어매니저에 대한 인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석 교수는 “지역사회에 새 미션을 떨어뜨리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여기지만, 케어매니저 또는 코디네이터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있어야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며 “중앙 정부 차원에서 챙겨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지역 편차를 줄이기 위해 인센티브도 고려해볼 만하다. 석 교수는 “잘한 지자체는 더 잘하라는 취지에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성과 지표를 높이도록 유인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재 시점에서 지역별 편차가 불가피하기에 지속성도 담보돼야 한다. 석 교수는 “어느 시점에 ‘짠’하고 되는 사업이 아니고, 5년, 10년 계속 만들어 가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펀드 등을 마련해 부족한 지역을 지원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통합돌봄의 중요성은 산업적 시각에서도 작지 않다. 김 이사장은 자택 재가 치료가 확대돼 웨어러블 기기 등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가정용 의료기기나 하다못해 휠체어, 침대 등도 더 필요해진다”며 “산업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통합돌봄이 제대로 구축되면, 지속가능한 돌봄 체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석 교수는 “그간 지역사회에서 의료, 복지, 요양의 분절이 문제였는데 그런 면에서 통합돌봄은 존엄하게 돌봄을 받으면서 살 기본권을 보장하는 첫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 교수는 의료만이 돌봄의 해법은 아니며, 정부가 의료 공백을 채우는 데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도 주문했다. 그는 “의료 대란을 겪으면서 필수 의료 결핍에 대한 공포 때문인지 의료가 돌봄의 전부인 것처럼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의료 공백이 있을 때 어떻게 돌봄으로 의료 공백을 채울까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며, 재가 장기요양 내에 케어매니저 확대 등 체계를 확립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