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강도 정식 검사 돌입 보유 비트코인 14배 지급 등 조사 대주주 지분 15~20%로 제한 방안 내부통제 부실 문제로 수면 위로
금융감독원이 60조원대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낸 빗썸에 대해 정식 검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전산 오류를 넘어 허술한 내부통제와 지배구조에서 기인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논의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부터 빗썸에 대한 정식 검사에 돌입했다. 7일 현장 점검에 나선 지 사흘 만이자 검사 착수 사전 통지를 보낸 지 하루 만이다.
강남 빗썸 라운지 모습. 연합뉴스
금감원은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약 4만6000개)의 14배에 달하는 62만개가 시스템상 지급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장부상 잔고만 변경하는 ‘장부 거래’에 문제가 없는지, 실제 코인 보유량을 대조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 검사 대상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거래소를 공적 인프라로 보고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왔으나 과도한 규제라는 업계의 반론에 부딪혀왔다. 가상자산 업계뿐 아니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에서도 대주주 지분 제한을 반대했다.
하지만 빗썸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드러나면서 대주주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를 견제해야 한다는 당국의 명분이 강화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이날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통해 시스템의 맹점을 해결하고 지배구조를 분산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선두 업체들이 이미 지분 구조와 무관하게 고도화된 사고 예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사고와 대주주 지분은 인과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는다. 책임 경영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와 시스템 상향 평준화를 위한 법적 기준 마련이 더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통제 실패가 본질인 사안에 엉뚱하게 지분 규제를 들이대면, 오히려 위기 상황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주인 없는 회사’만 양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블록체인법학회 회장을 지낸 이정엽 로집사 변호사는 “특정인이 과도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내부통제 부실을 키운 만큼 지분을 10~15% 수준으로 제한해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재 오너가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인위적으로 쪼개면 이런 사고가 터졌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고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