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지 본 부상에 애끓는 아버지 “딸이 은퇴하길 바란다”

스키 전설 린지 본(41·미국)은 병상 위에서도 굳건했지만, 가족은 애가 탔다. 본의 아버지는 “내 딸이 은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본의 아버지 앨런 킬도우는 10일 AP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딸은 41세다. 내가 말릴 수 있다면, 이제 다시 경기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린지 본이 2019년 2월10일(일) 스웨덴 오레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세계선수권 다운힐 경기 후, 자신이 획득한 메달을 목에 건 뒤 아버지 앨런 킬도우와 대화를 하고 있다. 오레=AP연합뉴스

킬도우와 가족과 함께 병원에서 치료를 중인 본의 곁을 지키고 있다. 그는 “본은 매우 강인한 사람이다. 육체적인 고통이 어떤 건지 잘 알고, 자신이 처한 상황도 잘 이해하고 있다. 내 예상보다 훨씬 잘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딸의 사고를 눈앞에서 지켜본 아버지의 심정은 참담했다. 킬도우는 “충돌 장면을 보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고 끔찍했다”며 “그저 공포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전직 스키선수였던 킬도우는 무릎 부상으로 은퇴했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딸이 실현해주길 바랬고, 본이 2살 때부터 스키를 가르쳤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순탄치 못했다. 본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비난과 부정적인 말을 들을 때 내 감정을 유지하기가 정말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난 사고로 수술대에 오른 본은 병상에서 담담하게 소희를 밝혔다. 

 

본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올림픽의 꿈은 내가 꿈꾸던 방식대로 끝나지 않았다”며 “(내가 갔어야 할) 전략적인 라인과 재앙과도 같은 부상의 차이는 불과 5인치(약 12.7㎝)에 불과했다”고 적었다. 

 

본은 9일 토파네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활강 결승전에 13번째 주자로 출전했다. 깊은숨을 몰아치고 힘차게 출발선을 나선 본은 두 번째 곡선 주로에서 오른팔이 기문에 부딪힌 뒤 균형을 잃고 넘어져 설원을 뒹굴었다. 본은 극심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의료진이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한 뒤 닥터헬기로 이송했고 본은 실격 처리됐다.

 

본은 코르티나담페초 병원 중환자실에서 1차 치료를 받은 뒤 인근 트레비소의 대형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다.

 

본은 사고 상황에 대해 “내 라인보다 5인치 정도 안쪽으로 너무 붙어서 들어갔고, 오른팔이 기문 안쪽에 걸리면서 몸이 뒤틀려 충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방 십자인대 등 과거의 부상 경력은 이번 사고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한 뒤 “불행하게도 복합 정강이뼈 골절상을 입었지만,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다. 제대로 고치기 위해 몇 차례 수술을 더 받아야 한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본은 스키 인생을 삶에 비유해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스키 레이싱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인생에서 위험을 감수한다. 우리는 꿈꾸고, 사랑하고, 뛰어오른다. 그리고 때로는 넘어진다”며 “때로는 마음이 부서지고,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꿈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다”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그것 또한 삶의 아름다움이다. 우리는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나는 시도했고, 꿈꿨고, 뛰어올랐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