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3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10일 밝혔다. 지난달 22일 혁신당에 합당 제안을 한 지 19일 만이다. 선거를 앞두고 절차와 원칙이 결여된 합당 추진에 동의할 수 없다는 당내 반발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기습적으로 합당론을 띄워 소속 의원들의 불만을 산 데 더해 당·청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었다는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8시 국회에서 소집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 준비위원회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연대와 통합을 위한 준비위 구성을 제안한다”며 “지방선거 후 준비위를 중심으로 (양당) 통합을 추진한다”고 했다. 합당 절차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혁신당과의 통합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우리는 모두 선당후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찬성도 애당심이고 반대도 애당심”이라고 했다. 또 “당의 주인인 당원들의 뜻을 존중한다”며 “통합으로 인한 논란보다 화합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아울러 “통합 논의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일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그리고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합당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의원들 (의견은) 대체로 (혁신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고려하나 현 상황에서 합당 추진은 어렵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주로 시기 문제와 관련해 지방선거 이후에 합당 논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 선거 연대나 선거 연합을 고려하는 게 좋다는 의견들이 여러 형태로 제시됐다”며 “명시적으로 합당 반대를 표명한 의원은 없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서 발언한 의원은 20여명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은 당 최고위가 이번 분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비당권파인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이 연일 날 선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당원들이 선출한 당대표의 위신을 실추시키고 혼란을 키웠다는 취지다.
민주당 한 의원은 “정 대표의 리더십에 많은 의원이 의문을 가질 만한 상황”이라며 “정 대표의 돌직구 스타일이 언제든지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 염려된다”고 말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정 대표가 전화로 합당 건에 대한 민주당의 최종 입장을 알려줬다”며 “11일 긴급 최고위를 개최한 후 혁신당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