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3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계획을 접으면서 일단락될 듯했던 여권 내홍이 청와대의 ‘당무 개입’이라는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질 조짐이다. 합당에 반대하는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났다고 주장하며 “지방선거 이후에 합당하고 전당대회는 통합 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바람”이라고 밝힌 것이 도화선이 됐다.
강 최고위원은 10일 페이스북에서 “홍 수석이 전한 통합에 관한 대통령의 입장은 ‘통합 찬성’”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또 “내일(11일) 합당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면 바로 합당에 관한 수임기구를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입장까지 전달받았다”면서 “그 전제에서 정 대표는 통합 추진을 위한 논의 기구를 양당 사무총장이 맡고, 논의 기구와 연동된 실무 기구를 함께 구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강 최고위원은 그러고선 “이런 내용이 이번 주에 발표되면 대통령실에서는 다음 주 통합과 연동된 이벤트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며 “총리가 말한 부분과 편차가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의 정확한 입장을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나, 홍 수석이 정한 내용이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뜻이 합당에 부정적인 김민석 총리와는 온도차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강 최고위원은 이 글을 올린 지 얼마 안 돼 내렸지만 이미 다수가 읽은 뒤였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8시 소집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 준비위원회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연대와 통합을 위한 준비위 구성을 제안한다”고 했다. 또 “지방선거 후 준비위를 중심으로 (양당) 통합을 추진한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강 최고위원이 올렸던 글과 대체로 부합하는 쪽으로 당 지도부의 방침이 정해진 것이다.
강 최고위원은 글을 올렸다가 급히 삭제한 경위, 청와대의 당무 개입 논란이 불거지는 데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국회 취재진 질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청와대가 준비하고 있다는 ‘이벤트’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함구했다. 여당 관계자는 “강 최고위원이 청와대와 직접 소통한다는 과시를 하려다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통령이 측근을 함부로 두지 않는 것을 아직도 모르는 이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