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울적하면 일단 뛰라고?”… 8만명 분석하니 진짜 ‘약’보다 낫다네

7만9551명 대규모 분석 결과... “유산소 운동, 기존 약물·상담만큼 효과 뚜렷”
가벼운 조깅이나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은 우울증 완화에 특히 효과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의 가이드에 따라 여럿이 함께할 때 그 효과는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현대인의 4명 중 1명이 겪는다는 우울증과 불안 증상은 흔히 정신과를 찾아 약을 처방받거나 상담을 받는 것이 정석으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스포츠 의학 학술지에서 이 고정관념을 뒤집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는다. 운동이 실제 치료제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된 것이다.

 

11일 호주 제임스 쿡 대학의 닐 리처드 먼로 교수팀은 최근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JSM)’을 통해 총 7만9551명이 참가한 81편의 통합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연구는 10세부터 90세까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다. 연구팀은 유산소 운동이 우울증과 불안 증상을 완화하는 데 ‘1차적 치료법’이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운동은 전통적인 약물치료나 대화 치료와 비교했을 때 효과가 대등하거나 일부 조건에서는 더 나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용 효율성과 접근성, 그리고 신체 건강상의 이점을 고려할 때 운동이 정신건강 치료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모든 운동이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으나 증상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는 존재했다.

 

우울증 완화에는 유산소 운동의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18~30세 사이의 청년층과 출산 직후의 여성군에서 개선 효과가 가장 컸다. 반면 불안 증상 완화에는 강도가 높거나 시간이 긴 운동보다 낮은 강도로 짧게 꾸준히 하는 운동이 효과적이었다. 이는 심리적 안정을 찾는 데 있어 운동의 강도보다는 지속성이 더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

 

운동 방식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며 여럿이 함께하는 ‘집단 운동’이 우울 증상을 줄이는 데 더 유리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정신건강 회복에 있어 사회적 교류가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모든 형태의 운동이 연령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심리·약물 치료와 동등하거나 더 나은 증상 완화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운동의 특성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른 만큼, 향후 개인의 상태에 맞춘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이 처방되어야 한다는 점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