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안승호 전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안 전 부사장은 내부 기밀로 삼성전자를 상대로 합의금 9000만달러(약 1306억3500만원)를 요구하는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 후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한대균)는 11일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부사장에 대해 징역 3년을 판결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모 전 삼성디스플레이 출원그룹장은 징역 3년 추징 5억36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전 삼성전자 IP(지식재산)센터 직원 등 사건에 가담한 나머지 피고인 3명에게 징역 2년6개월과 징역 2년,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이, 피고인 1명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고 문제가 된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행이 중대범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증거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IP센터 기술분석팀과 라이선스팀, 법무팀 소속 여러 직원이 수개월의 분석을 걸쳐 작성해 상당한 비용과 노력이 보이는 정도”라며 영업비밀로서 모든 조건을 갖췄다고 봤다. 그러면서 “위법한 증거수집이라 판단되지 않는다”며 “개인적 이익을 위해 건전한 거래질서에 악영향을 주는 중대범죄”라고 판시했다.
재판이 끝난 뒤 ‘형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혐의를 인정하는지’ ‘중대범죄라는 재판부의 판단을 어떻게 보는지’ ‘항소 계획이 있는지’ 취재진이 물었으나 안 전 부사장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안 전 부사장은 삼성전자 IP센터장에서 퇴직한 뒤 특허관리기업 ‘시너지IP’를 설립했다. 이후 IP센터 직원에게서 내부 기밀 자료인 특허 분석 정보를 건네받았고, 이를 삼상전자와 특허 침해 소송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그룹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특허 매각 협상을 하던 일본 후지필름 측에 내부 협상 정보를 누설하고 12만달러(약 1억7454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사내 특허 출원 대리인을 선정해 주는 대가로 한국과 미국, 중국 특허법인으로부터 수년에 걸쳐 7억원가량을 상납받은 것으로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