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이주배경인구 통계와 정책 사각지대

통계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이라기보다는 현실을 특정한 방식으로 구성하고 인식하게 만드는 렌즈에 가깝다. 어떤 현상을 통계적으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그 현상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디까지를 포함할 것인지를 둘러싼 일련의 판단이 필연적으로 개입된다.

이런 면에서 국가의 공식 통계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통계는 행정적 현실을 구성하는 도구로 작동하며, 때로는 특정 집단의 존재를 ‘가시화’하거나 반대로 ‘비가시화’하기도 한다. 통계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되며 예산 배분이나 서비스 대상 선정 등 실질적인 자원 분배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주배경인구에 대한 통계도 예외는 아니다. ‘이주’를 어떻게 정의하고, 그 하위 집단을 어떤 기준으로 범주화하느냐에 따라 이주배경인구의 규모와 구성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2025년 12월 공개된 등록센서스 기반 ‘이주배경인구’ 통계는 주민등록부, 외국인등록부, 가족관계등록부 등 다양한 행정자료를 연계하여 국내에 3개월 이상 상주하는 사람 중에서 본인 또는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이주배경인 인구를 집계하였다.

이 통계에서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이 포착되는 방식은 통계가 현실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해당 통계는 먼저 이주배경인구의 모집단을 설정한 뒤, 그다음 단계에서 그들의 자녀를 별도로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을 다룬다. 아동·청소년은 처음부터 ‘한 사람’으로 등장하기보다 누군가의 ‘자녀’로 덧붙여진다. 이러한 구조는 우리가 이주배경 아동을 얼마나 자주 ‘누구의 아이’로 먼저 인식하는지를 반영하며 그 익숙한 사회적 시선을 되비춘다. 다문화가족 자녀, 외국인 가정 자녀, 북한이탈주민 자녀처럼.

양경은 성공회대 사회융합학부 사회복지학전공 교수

쟁점은 통계라는 렌즈 자체에 있다기보다 그 렌즈를 통해 포착된 현실이 정책의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해석의 방향에 있다.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을 부모-자녀관계 중심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정책이 ‘개인의 필요’보다 ‘가구의 특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만드는 경향을 불러올 수 있다. 예컨대, 아동 개개인의 학교 부적응이나 학업 부진 같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필요보다 ‘가족’의 체류 자격이나 법적 지위에 따라 지원 대상이 결정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접근은 실제 필요와 어긋난 정책 대응을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족’이라는 범주에 포착되지 않는 아동·청소년의 개별적 욕구나 긴급한 상황을 정책적 사각지대로 내몰 위험도 있다.

숫자를 만드는 규칙은 언제나 하나의 선택이다. 그리고 모든 선택에는 늘 드러나는 것과 함께 가려지는 것이 따른다. 그렇기에 새로운 통계가 제시될 때마다 우리는 그 통계가 무엇을 포착했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놓쳤는지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통계는 단지 수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곧잘 정책의 기준이 되고 현실을 구성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양경은 성공회대 사회융합학부 사회복지학전공 교수